상영작 리뷰

시민평론단

<알파> : 구조적 유연함의 실험적 사고

By 하지우

<알파> : 구조적 유연함의 실험적 사고

 

  쥘리아 뒤쿠르노 감독의 <알파>는 시작부터 아주 척박하게 건조하고 갈라진 땅의 틈 사이로 관객들을 소환한다. 그리고 그 갈라진 틈을 지나던 움직임은 갈라진 피부 발진에서 멈춘다. 삼촌 아민의 팔에서 확장된 시선은 조카 알파를 발견한다. 낡고 빨간 모텔방엔 삼촌과 조카가 다정하게 마주 보고 있다. 알파는 삼촌의 팔에 북두칠성 같은 선을 긋고, 삼촌 아민은 알파에게 무당벌레를 건넨다.

 

  척박한 땅 아래 디스토피아적 시대에 사는 이들은 피부가 점점 석회화되는 질병에 시달리고 있다. 질병은 전염에 대한 불안과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유발한다. 전염에 대한 불안은 질병에 걸린 자를 사회에서 고립시키고 추방하고자 한다. 이 영화에서는 이러한 보편적인 현상을 삼촌과 조카 사이에서 보여주고자 한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알파는 파티에서 술과 약에 취해 불법 문신을 받았다. 하지만 이것은 문신이라기보다 낙인에 가까워 보일 정도로 흉측한 상처로 남았고, 그 자리에서는 피가 멈추지 않았다. 학교에 간 알파는 아무런 신체적 증상이 없었지만 멈추지 않는 피 때문에 아이들에게 따돌림을 받기 시작했다. 전염병으로 두려움이 가득했던 분위기에서 그녀의 엄마는 파상풍 주사와 함께 질병 유무를 검사 시켰다. 알파의 엄마는 의사였고, 석회화되는 질병으로 죽어가는 환자를 매일 보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알파는 자신의 방에 낯선 남자가 있는 것을 발견한다. 그는 알파의 삼촌 아민으로 석회화하는 질병에 시달리며, 약에 찌든 상태였다. 알파와 아민은 아주 오랫동안 보지 못했는지 알파는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칼을 겨누었다. 엄마의 중재로 알파와 아민은 한방에 머물렀고, 알파는 질병 검사 결과 음성으로 나왔지만, 매일 밤 잠들지 못하고 열병에 시달렸다. 그녀의 엄마는 아민과 알파의 몸부림이 중첩된 것처럼 같이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알파의 팔에 박힌 낙인과 같은 문신 A와 중첩된 그들의 몸부림은 질병에 대한 두려움을 고조시켰고, 영화 속에서 둘을 그 방에 고립시키기에 충분했다. 고통으로 시달리는 아민을 보살피는 알파의 모습은 주로 뒤에서 보여주는데, 아민의 등은 뼈로 앙상하여 뼈가 꿈틀거리다 날개가 돋아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그리고 그녀의 누나는 그의 질병을 치료해 주기 위해 석회화된 등의 조직을 일부 채취하는데 그의 등에서 빨간 흙이 나오며 그의 등이 무너져 버리기도 한다. 그의 등은 그가 처음 알파에게 준 무당벌레처럼 갈라지는 것처럼 보였다. 이러한 시각적 자극성 또한 이 감독이 표현하는 영화의 매력적 측면일 것이다. 석회화되어 조각상같이 변해가는 인간의 육체와 함께 생명은 멈추어 버리는 것이다.

 

  결국 그는 와해되어 사라질 것이다. 돌이 되고 결국엔 모래가 될 것이다. 영화에서는 무엇이 진짜인지 어떤 게 허상인지, 그리고 어떤 기억이 진짜인지 헷갈리게 만든다. 아민의 누나는 아민이 처음 병에 걸려 약물에 중독되었을 때 같이 살기를 요청했지만, 알파가 평범하게 살 수 없게 될 것이라며 거절했다. 하지만 현재는 아민을 살뜰히 보살피고, 절대 보낼 수 없다며 필사적으로 보살핀다. 이것은 과거에 대한 후회로 인한 환상일까? 아민과 알파는 달리고 달려 그 빨갛고 낡은 모텔에 도착한다. 여기서 그들의 숨겨진 이야기가 펼쳐진다. 우리는 다각적으로 여러 경우를 영화에서 경험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실험적 사고는 우리가 어떻게 질병에 대해 사고 해야 하는 지와 돌봄에 대해 고민하게 만든다. 이러한 공간과 시간의 유동적인 이동의 유연함은 질병의 전염과도 비슷하며, 인간들의 감정의 전이 와도 유사하다. 전체적인 영화의 구조가 감독이 말하고 싶은 질문들을 효과적으로 질문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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