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영작 리뷰

시민평론단

<센티멘탈 밸류> : 나와 당신인 동시에 나이자 당신

By 전세현

 <센티멘탈 밸류>는 자매 노라와 아그네스, 그리고 그들의 아버지인 구스타프의 관계와 심리를 파고드는 이야기이다. 자매는 부모님의 이혼 이후로 아버지와 오랫동안 소원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어머니의 장례식을 계기로 재회한 자매와 구스타프는 구스타프가 제작하고자 하는 영화를 통해 다시 묶여나가기 시작한다. <센티멘탈 밸류>가 자매와 구스타프 사이 거리감을 다루는 만큼, 영화가 거리를 어떻게 형상화해나가는 지는 주목할만 하다.

 

 가장 간단하게는, 인물 사이의 물리적 거리를 추적해 볼 수 있다. 어머니의 장례식에서 자매와 아버지는 바로 재회하지 않는다. 간접적으로 구스타프의 소리를 들은 노라가 아그네스에게 아버지가 왔다는 소식을 전하고 나서야 자매와 아버지가 대면한다. 구스타프가 노라에게 그가 만들고자 하는 영화의 주인공이 되어달라고 부탁하는 장면에서, 그들은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화면의 양 끝에 앉아 있다. 처음에 그들 사이의 거리는 멀어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흐르는 시간에 따라 그들의 거리가 순차적으로 줄어드는 느낌은 잘 들지 않는다. 구스타프는 계속해서 창밖 존재처럼 느껴진다. 또 노라와 아그네스 역시 성격에서 큰 차이가 있다. 그러나 세 인물이 내내 멀다고만 하기에도 어폐가 있다. 그들의 거리는 가끔 지나치게 좁혀진다. 거리가 순차적으로 가까워지거나 멀어진다기보다, 가깝다가도 멀고 멀다가도 가깝다. 노라와 아그네스, 그리고 구스타프의 얼굴이 겹치고 교차하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에서, 그들은 가깝다 못해 하나가 되기까지 한다. 그들은 아주 멀고도 아주 가깝다. 서로를 전혀 모르지만 누구보다 서로를 이해한다.

 

 영화의 구성적인 측면에서, 시간의 단절과 과거의 재현이 가족 구성원 사이 묘한 거리감을 보여주기도 한다. 영화는 모든 것을 설명해 주지는 않는다. 사건과 사건 사이에 시간적 단절이, 생략된 행동들이 있다. 설명되지 않은 마음들도 있다. 구스타프의 어머니인 칼린으로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가족의 이야기 속에는 생략된 부분이 있다. 그런 생략은 현재의 시간대에서 이루어지는 사건과 사건 사이 공백과 비슷한 부분을 공유한다. 과거와 현재를 잇는 다리가 온전하지는 않으며, 현재의 사건 간 연결에도 빈 공간이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단절만 있는 게 아니다. 과거의 재현 또한 존재한다. 과거, 칼린의 뒷모습과 현재에서 비추어지는 노라의 뒷모습은 영화가 끝나고도 계속 머리에 맴돈다. 과거와 현재가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았지만, 여러 공백에도 불구하고 그것들은 겹친다. 칼린과 노라가 결코 같지는 않지만 유독 닮은 뒷모습을 가진 것처럼.

 

 가족 구성원 사이의 거리를 정의 내리기란 쉽지 않다. 가장 큰 상처를 주는 게 때로는 가족이지만 가장 큰 위로를 주는 것 또한 가족이듯 그 거리는 가변적이고, 가변 범위도 넓다. 가족은 멀어지고 가까워지고 해체되고 재구성된다. <센티멘탈 밸류>는 이런 가족 사이, 가족 세대 간 거리를 늘리고 줄이고 어떤 대상을 생략하거나 겹치며 단정 짓기보다 보여주는 듯하다. 그런 섬세한 접근법을 따라가며, 관객 역시 가족에 대한 담론에 가담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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