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영작 리뷰

시민평론단

<드림스> : 꿈의 침범 없는 순수한 사랑은 존재하는가

By 권보아

이 가지는 이미지가 있다. 많은 영화에서 다루는 꿈들은 가끔 꺾이고 좌절당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아름답고 찬란하다. 그래서 <드림스>라는 제목을 봤을 때 절망적인 이야기는 상상하기 어렵다. 하지만 미셸 프랑코 감독은 단어가 가진 낭만적인 이미지를 깨고 솔직한 욕망을 보여준다. 두 남녀의 관계를 통해 얼핏 사랑처럼 보이는 이야기를 내놓았지만, 둘의 사이는 결코 무시하거나 부정할 수 없는 커다란 문제로 꼬여있다. 풀기 위해 아무리 애써도 긴 역사 속 얽히고설킨 매듭은 잘라버리는 수밖에 없다.

 

영화는 파란 화면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맑고 산뜻한 푸른색이 아니라 빛바랜 듯 어둡고 칙칙하다. 이야기가 진행될수록 그들이 정말로 원했던 것이 무엇인지 드러나는 것처럼, DREAMS라는 타이틀은 점점 커져 구멍처럼 뒤의 화면을 드러낸다. 밝은 낮, 평화로운 자연음 속의 트레일러트럭을 오래 비추다 순식간에 어두운 밤이 된다. 굳건히 닫힌 트레일러 문과, 함께 들리는 사운드는 방심하고 있던 관객들을 바짝 긴장하게 한다. 문틈 새로 빛이 새어 나오지만 너무나 미약하여 화면을 밝히지 못한다.

 

이 트럭은 미국에서 추방당한 멕시코인들이 다시 그곳으로 가기 위해 탄 차다. 어둠 속에 뒤섞인 수많은 사연 중 카메라는 페르난도라는 젊은이를 묵묵히 따라간다. 위험을 무릅쓰고 미국에 도착한 페르난도는 환영받지 못한다. 다양한 음료가 가득한 카페지만 그를 위한 물 한 모금 내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가 이 나라의 커다란 집에서 여유 있게 살 수 있는 이유가 있다. 페르난도가 거머쥔 것은 바로 젊은 남성의 혈기 넘치는 사랑을 갈구하는 중년 여성, 제니퍼다.

 

사업가 집안의 딸인 제니퍼와 그녀가 운영하는 사업의 참가자였던 페르난도는 절대 마주 볼 수 없는 수직 관계다. 미국의 상류층 백인과 불법체류자 멕시코인. 그를 사랑해도 제니퍼는 페르난도를 떳떳하게 드러내지 못한다. 그렇게 크고 작은 실망들이 일방적으로 쌓여가며 외면하던 매듭은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조여간다.

 

단단히 고정된 것처럼 보이는 둘의 위치는 순식간에 뒤집히기도 한다. 남성과 여성이라는 또 다른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페르난도는 계급과 국적에서 벗어나 물리적인 힘으로 제니퍼를 짓누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제니퍼는 성별에서 벗어나 권력이라는 힘으로 페르난도를 짓밟을 수 있다. 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문제적 관계성과 이해관계에 먹고 먹히면서 동시에 사랑을 한다는 것이 가능할까? 그것을 과연 사랑이라고 할 수 있을까?

 

영화의 커다란 스토리를 간단히 동등하지 못한 관계의 사랑과 상처라고 요약할 수 있겠다. 그렇게 본다면 이 내용은 뻔하고 클리셰적이다. 하지만 <드림스>는 단지 그것만 담고 있지 않다. 누구의 편도 되지 않으면서 인물과 사건을 고요하고 관조적으로 담아내는 동시에,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사랑이라는 허울을 발가벗기고 욕망하는 꿈을 드러낸다. 이 과정은 전혀 식상하지 않다. 포용과 공존을 중요케 여기는 현시대에서 그게 가능키나 하냐는 외침이 반갑고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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