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영작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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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셀의 멋진 인생> : 파뇰의 반짝이는 순간들

By 이한슬

<마르셀의 멋진 인생>은 프랑스의 유명한 극작가이자 영화 제작자이기도 한 마르셀 파뇰의 인생을 그리고 있는 애니메이션 영화로, 프랑스와 벨기에 그리고 룩셈부르크에서 합작해 제작된 애니메이션 영화이다.

 

아무래도 기승전결이 있는 스토리라기보다 한 사람의 인생을 찬찬히 펼치고 있는 내용이다 보니 자칫하면 오전 9시에 보기엔 너무 단조로운 영화가 되지 않을까 걱정했다. 하지만 이러한 걱정이 무색하게도 감독은 어린 마르셀이라는 판타지적 요소를 활용하여 보는 이로 하여금 더 입체적으로 마르셀의 인생을 들여다볼 수 있게 한다.

 

영화는 어느새 중년이 된 마르셀이 오랜만에 올린 연극에 소소한 관객 수를 보고 실망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새롭게 유입되는 젊은 작가들에 밀려 자신의 입지가 약해지고 있다고 좌절하는 그에게, 오랜 친구인 엘르 편집장은 그의 인생을 한번 글로 연재해보라는 제안을 한다.

 

자신의 최신 작품이 기대와 달리 저조한 성적을 거둔 점에 실망한 마르셀은,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자신의 원고를 받으러 온 잡지사 직원을 보고 허겁지겁 회고록을 쓰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본인이 어디에서 태어났냐는 단순한 문장에도 한없이 비관적인 평가를 내리던 그를 도와주는 것은 늘 그렇듯 유년시절의 마르셀, 그 자신이다.

 

마르셀이 시를 쓰게 된 원인이자, 늘 그의 든든한 아군이었던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병환. 그리고 자신과 성향이 다르지만 한 없이 착했던 남동생 폴의 죽음. 자신의 사랑스러운 작은 천사였던 딸의 부재는 늘 그에게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으로 남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극작가이자 영화 제작자로서의 그의 활동은 지속되며, 심지어는 전쟁이 한창 진행되고 있고 독일의 감시와 핍박을 받는 상황에서도 그의 창작은 계속된다. 영화는 애니메이션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각 실존 인물들의 특징과 에피소드를 최대한 그대로 담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는 마르셀에 인생에서 주요한 작품이나 인물들과의 첫 만남, 그리고 지속되는 관계들 뿐만 아니라 애니메이션 내 각 인물들의 외형에서도 감독이 얼마나 실존 인물을 그대로 반영하고 싶었는지 알 수 있다. 만약 영화를 보게 된다면 이러한 부분들을 찾는 것도 분명 뚜렷한 재미가 되리라 자신한다.

 

영화를 보며 찰리 채플린의 명언으로도 유명한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 가까이에서 보면 비극라는 말이 계속 떠올랐다. 왜냐하면 본인이 느끼기에 마르셀의 삶은 그가 벼랑 끝에 선 순간 늘 그의 사랑하는 사람들이 그를 다시금 일어서게 해주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것은 영원하지 않지만, 예쁜 것은 늘 있다는 그의 어머니의 말씀처럼. 마르셀이 살아가며 마주한 여러 반짝임들을 유쾌하게 들여다보며 내 인생의 반짝이는 것들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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