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영작 리뷰

시민평론단

<보스> : 코미디 조폭 영화의 성공을 바라면서도

By 안병만

코미디는 평면적 인물과 그들의 과잉 행동을 전제한다. <보스>도 마찬가지이다. 순태(조우진), 판호(박지환), 강표(정경호)의 행위는 조폭 영화의 행동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다. 그런데 <보스>는 일반적인 조폭 영화의 설정을 근본부터 바꾼다. <신세계> 등이 보여주는, 조폭의 활동 목적을 내가 보스야가 아니라, ‘네가 보스여야 해로 뒤바꾼 것이다. <보스>는 왜 보스가 되어서는 안 되는지를, 왜 보스가 될 수 없는지를 그럴듯하게 서사적으로 엮고 있다.

 

캔의 내 생에 봄날은이 강하게 울려 퍼지면서 영화는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영화의 마지막에 자막이 올라가면서 보이는 영화 제작 장면이 보일 때도 이 노래는 흐른다. 이 노래는 2001년에 방영된 <피아노>의 주제곡이다. <피아노>1986년 경의 부산 부둣가를 배경으로 한 폭력 조직의 삶을 다룬 드라마이다. 부두를 배경으로 한 영화의 첫 장면과 잘 연결되는 음악이어서 이 노래 선정은 잘 된 듯하다. 다만 노래 가사는 드라마 주인공의 삶과 긴밀하게 연결될 뿐, <보스> 인물들의 삶과는 다소 유리된 면이 있다. 연결된다면 전 보스(이성민)의 삶일지도.

 

<보스>는 관객을 웃기려는 목적을 드러내놓고 말하는 영화이다. 이 목적은 아이러니를 통해 완성된다. 목적을 뒤바꾼 이 아이러니 속에서 영화는 아이러니를 다양하게 드러낸다. 마치 아이러니의 집합체라고 할 만하다. 조폭의 활동 근거지인 낙원 호텔은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의 낙원동을 떠올리게 한다. 조폭의 살상 도구인 칼이 주방장의 칼로 변신하고, 상대를 위협하는 무술 행위와 춤을 병치한다. 순수하기만 해 보이는 여자아이가 소위 삥 뜯기를 하고, 조폭이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구차함의 대상으로 보이게 한다. 유능하고 명민하여야 할 경찰은 바보스러운 행동으로 조폭에게 아주 쉽게 들키는 행위를 한다. 이러한 아이러니는 관객에게 웃음을 유발하려는 목적으로 만든 것이다. 일부는 진부하고 상투적으로 보이는 면이 없지는 않지만, 일부는 관객이 예상하지 못하는 것이기에 성공적으로 보이기도 한다.

 

배우를 통하여도 아이러니가 완성된다. 박지환 배우는 이전의 조폭 영화와 별반 다를 바 없다. 그리고 코미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배우들의 존재 또한 그러하다. 단지 그들은 연기만으로 관객을 웃길 뿐이다. 그러나 조우진과 정경호가 맡은 역은 순태와 강표는 이전의 조폭 영화의 2인자나 3인자의 행동과 상반된다. 이제는 몰락한 전 보스의 행동도 이전 영화의 보스 행동과는 상반된다. 가장 아이러니를 잘 드러낸 배우는 이규형 배우가 맡은 역할이다. 물론 그의 역할이 <슬기로운 감빵 생활>헤롱이와 유사한 측면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보스> 전체에서 관객이 웃음이 툭 튀어나오게 하는 결정적인 장면은 그의 행동에 기인한다.

 

<보스>가 관객 동원에 성공한 코미디 영화가 되면 좋겠다. 영화 홍보처럼 추석 연휴에 전국에서 많은 관객이 영화관에 갔으면 좋겠다. 다만 조폭을 멋지게 그려내는 우가 이 영화에도 잔존하고 있는 점에는 우려가 들 수밖에 없다. 이 영화를 보는 관객이 코미디를 코미디로만 받아들인다면. 허구를 허구로만 받아들인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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