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영작 리뷰

BIFF SALON

가브리엘 마스카루, <마지막 푸른빛>

By 씨네21 - 최현수

가브리엘 마스카루/브라질, 멕시코, 칠레, 네덜란드/2025/86분/월드시네마

 

9.18 B1 08:30 / 09.19 L7 13:30 / 09.25 B1 13:00

정녕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는 것일까. <마지막 푸른빛>의 배경이 되는 근미래의 브라질은 생산성이 저해되는 노년 인구를 전부 격리하는 정책을 시행한다. 제아무리 멀쩡한 사지로 성실히 일하는 테레사도 75세를 넘긴 이상 예외 없이 은퇴 구역으로 향해야 할 처지다. 게다가 누구도 격리 구역으로 한번 이송되면 다시 사 회로 복귀할 수 없다는 무시무시한 소문이 무성하다. 여전히 삶을 향한 의지가 확고한 그는 전 재산을 털어 탈출을 시도하지만, 노인을 향한 불신과 편견이 팽배한 사회의 풍토에서 항공권은 물론이고 배 한 척도 손쉽게 올라탈 수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사각지대로 내몰린 테레사에게도 아직 자유롭게 떠날 수단이 남아있다. 느리지만 굳건한 두 발에 의지한 채 노파는 자유를 찾아 기묘한 여정에 나선다.

인구 고령화는 전 세계적인 과제가 되고 있다. 한국과 일본 만큼은 아니지만 브라질 역시 20 년 새에 60세 이상 인구의 비율이 두 배 가까이 증가할 정도로 빠르게 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노년층의 소외와 빈곤을 지적한 영화는 <움베르토 D>와 <내일을 위한 길>처럼 전부터 존재했지만, <마지막 푸른빛>은 <플랜 75>처럼 디스토피아적인 세계 위에서 노인을 억압하는 체계를 그려내며 동시대적인 담론에 호응한다. 유 사한 세계관을 공유하는 두 영화지만 죽음의 무게를 곱씹는 후자에 비해 전자에는 홀연히 생을 영위하려는 활력이 가득하다. 따라서 <마지막 푸른빛>은 체제에 저항하려는 탈출물이 기에 앞서 발걸음마다 살아있음을 감지하게 되는 육신의 로드무비기도 하다. 거동이 느린 노파의 발을 대신해 찬찬히 항해하는 두 척의 보트도 훌륭한 보조재의 역할을 담당한다. 그 과정에서 라틴 아메리카 특유의 마술적 사실주의로 가득한 풍경이 삶을 긍정하려는 생기를 불어넣는다. 이미지가 자아내는 마법의 끝에는 연대를 도모하며 서로를 끌어안은 두 노인의 포옹 속에 피어난 작은 희망이 있다. 이 희망은 순수하게 살고자 하는 육신들과 미지의 세계가 서로 교차하며 만들어 낸 푸른 빛의 피난처기도 하다.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 심사위원대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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