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의 판키시에 도착한 데니 우마르 피차예프 감독은 친척의 환대를 받는다. 1986년 체첸 공화국에서 태어나 정착하지 못한 채 떠돌이처럼 부초 같은 인생을 살아온 그는 이곳에서 새 삶을 갈망한다.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하자 체첸 국경에서 가까운 판키시에 집을 짓고 살 계획이다. 그의 어머니는 전통적인 체첸 남성처럼 결혼해 가족을 이루길 바라는 반면 데니는 어린 시절 꿈꾸던 나무 위의 집에 집착한다. 그가 그토록 원하는 집은 전쟁이나 속박에서 벗어난 자유를 상징한다. 8년 만에 아버지와 재회한 감독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는 장면에서 소통으로 변화를 이끄는 다큐멘터리의 진정한 힘을 엿볼 수 있다. 전쟁이 남긴 치유할 수 없는 상흔과 부자간의 불화 등 가슴에 응어리진 사연이 여름 향기 흠씬 풍기는 아름다운 땅에서 펼쳐진다. 이 평화로운 땅은 얽히고설킨 감정을 치유하는 장소이자 가족 관계를 회복하는 희망의 터가 된다. (전종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