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는 레이에게 유산으로 집 한 채와 문제 많은 남매, 영어 한마디 못하는 할머니 그리고 고양이 한 마리를 남겼다. 가족과 함께 살게 된 레이는 일본인 할머니가 화장실에서 나올 때마다 한숨을 내쉬는 이유가 궁금해 죽을 지경이다. 게다가 그녀가 친할머니인지도 확신이 서질 않는다. 레이가 풀어야 할 문제가 쌓여만 간다. 영화의 첫 장면, 레이는 이 가족 내에서 가장 정상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곧 레이의 정상성이 표피에 지나지 않음이 드러난다. 로봇 피규어와 정리 정돈에 대한 집착, 애인은커녕 친구하나 없는 레이의 일상은 그를 가장 비정상적인 가족의 일원으로 보이게 한다. 가족의 정상성에 집착하는 레이는 할머니의 한숨의 비밀을 밝히고 싶어하고, 그녀와의 혈연관계를 확인하고 싶어한다. <토일렛>은 정상적인 가족이 무엇인가 질문을 던지는 소박한 영화이다. 가족에 대한 평범한 진리를 독특한 인물구성과 영화 전반에 흐르는 신선한 유머감각으로 따뜻하게 풀어나간다. (조영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