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 앵글
죽고 싶은 학생고등학생 민재는 죽고 싶다. 그래서 교실 창밖으로 뛰어내렸지만 죽지는 못하고 교내 상담실에 불려 다니는 신세가 되었다. 왜 죽으려는지는 몰라도 죽기로 결심한 그에게 어느새 동조하게 되는 희귀한 사례, 혹은 어두운 이야기를 경쾌한 어법으로 풀어낸 아이러니 넘치는 희비극. (강소원)
온 스크린
지옥"몇 날 몇 시에 당신은 죽는다, 지옥에 간다" 그렇게 지옥으로부터의 고지를 받은 자는 어김 없이 예정된 시간에 지옥의 사자들에게 끌려간다. 그런 일이 서울 한복판에서 모두가 지켜보는 가운데 일어난다. 신흥 종교 단체 새진리회의 의장 정진수(유아인)는 이것이 진정으로 현실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는 신의 집행임을 사람들에게 설파한다. 한편 일부는 새진리회에 맞서 싸우며 사건의 실체를 밝히려 한다. <지옥>은 최규...
월드 시네마
참을 수 없는 존재의 하찮음하루 아침에 난치성 질환 환자가 된 세르히오는 지금까지 의사로서는 느끼지 못했던 의료 시스템의 불편함과 부당함을 온몸으로 겪게 된다. 제대로 가눌 수 없는 몸뚱이, 치료비를 걱정하는 아내, 병간호 중에도 아웅다웅 하는 자녀들, 죽음의 공포 속에서 이제 그에게 남은 것은 자신의 경험담을 기록해 환자로서, 아버지로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회복하기 위해 애쓰는 것뿐이다.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아이러니하고 유...
와이드 앵글
창문5년 차 동거 중인 젊은 커플은 더 이상 특별한 열정도 없고 경제적으로도 녹록지 않지만 소소한 일상을 공유하고 있다. 어느 날 임신을 하게 되고 다가올 앞날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다. (박성호)
와이드 앵글
철선경상남도 산청군 경호강변에는 한센인들이 거주하는 성심원이 자리 잡고 있다. 한국 전쟁 이후 구호물자를 처분해 구매한 강변의 땅이 한센인들에게 소중한 정착지가 되었고, 경호강 이편과 저편을 잇는 성심교가 놓이기 전까지 나룻배 '철선'만이 그들이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유일한 통로였다. 현재 성심원 한 편에서 쉬고 있는 이 "조그만 철판때기 배"에는 시린 세월이 배어있다. 성심원 60주년 기념 영상 제...
한국영화의 오늘
초록밤영화가 시작되면 ′초록밤′이라는 초록의 제목이 커다란 크기로 화면을 한가득 채운다. 멋진 디자인이다. 이 영화에 대한 신뢰는 이 순간에 이미 결정된다. 사각의 프레임 안을 어떻게 채우고 비울 것인가 하는 문제에 있어서 <초록밤>은 과감하면서도 유려하다. 초록은 이 영화의 운명의 색이다. 아파트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는 무력한 아버지, 살림을 도맡아 하는 지친 어머니, 가난한 장애인 활동 보조사 아들,...
특별기획 프로그램
칠판인상적인 오프닝 시퀀스는 검은 칠판을 등에 지고 움직이는 일군의 남성들을 보여준다. 교실 벽면에 부착되어 있어야 할 칠판은 이 영화에서 가장 역동적인 피사체가 되어 이란과 이라크 접경지대를 이동한다. 국가가 부재하는 쿠르드족 디아스포라를 다룬 <칠판>은 1980년대 이란-이라크 전쟁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불러일으킨 첫 번째 장편영화이다. 이 영화에서 칠판은 가난과 권리 없음의 상태로부터 벗어나게 할 인류의 지...
아이콘
카우<카우>는 굉장히 특이한 다큐멘터리다. 처음부터 끝까지 농장에서 키워지는 젖소 루마와 갓 태어난 아기 젖소의 일생을 카메라에 있는 그대로 담은 이 작품엔 다큐멘터리에서 흔히 사용되는 인터뷰도 나레이션도 없다. 하지만 아무런 상황 설명조차 없는 이 작품은 관객들을 영화 속으로 흡입시키는 신비한 힘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칸영화제에서 처음 소개되었을 때 많은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안드레아 아놀드 감독은 작품...
특별기획 프로그램
카일리 블루스비간의 영화 세계에서 과거, 현재, 미래의 시간 구분은 무용하다. 시간성을 전제하는 각기 다른 공간들 역시 얼마든지 연결되고 병치되며 공존할 수 있다는 뜻이다. 비동시적인 것의 동시적 존재, 혹은 그러한 상태가 비간의 장편 <카일리 블루스>에 정확히 기입되어 있다. 감옥에서 출소한 첸은 조카 웨이웨이를 찾아 카일리를 떠나 전위안으로 향한다. 그 길목에서 그가 당도한 곳은 가상의 천변 마을 당마이. 그곳에서 첸...
월드 시네마
캅 시크릿순도 100% 재미를 안겨줄 형사 버디물 <캅 시크릿>은 극장 스크린으로 봐야 체감할 수 있는 스케일을 자랑한다. 최고의 검거율을 자랑하는 터프가이 부씨는 불 같은 성격 때문에 종종 어려움에 빠지는 반면, 그의 새로운 파트너 회르뒤르는 비싼 디자이너 수트 만큼이나 매끄러운 솜씨를 뽐낸다. 하나에서부터 열까지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은 아무것도 훔치지 않는 은행 강도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자 수사에 투입되고, 끊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