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시네마
겹쳐진 발자국20세기 중반 아프리카에서 프레스코화를 그렸다는 프랑스 작가이자 화가 프랑수아 오지에라스의 전설이 있다. 그는 자신이 완성한 작품이 한번 파괴되자 다시 그려서 사막의 벙커에 묻어버렸다고 한다. 한 무리의 남자들이 지도를 들고 벙커를 찾아 나선다. 한편 흑인병사의 무리에서 쫓겨난 압달라는 화가로 자처한다.바다근처의 모래언덕, 오토바이족, 해골을 닮은 바오밥나무, 청동부적, 스톤피쉬, 기습공격, 편도티켓, 그리고...
아시아영화의 창
고독사일본의 영화계에서‘ 닛카츠로망포르노’란 장르가 없어진 1980년대 후반, 이 당시에 데뷔하여 침체기였던 ‘핑크영화’로 일컬어지는 일본의 성인영화업계를 이끌어 온 4명의 감독이 있다. 이중에서도 핑크영화뿐만이 아니라 메이저작품 까지 폭넓은 활동을 보이며, 최근 들어 국내외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는 이가 제제 타카히사이다. 아이러니컬 하게도 지금은 긍정적이고도 거창하게 들리는‘ 핑크 사천왕’ 이란 단어는, 원래는 ...
한국영화의 오늘
고지전휴전협상이 난항을 거듭하던 1953년 2월, 교착전이 한창인 동부전선 최전방 최후의 격전지 애록고지의 실체를 둘러싸고 빚어낸, 야심적 대 휴먼‘ 전장’ 드라마다. 감독이 역설했듯, 전장은 <고지전>의 진짜 주인공이라 할 만하다. 시체들로 뒤덮인 고지를 훑으며 끝맺음 하는 마지막 장면에서 드러나듯, 평지 아닌 고지에위치한 전장의 강렬한 이미지들은 그 어떤 전쟁물의 스펙터클을 압도한다. <고지전>이 그렇다고 전...
월드 시네마
곤히 주무세요고급 동네 수위로 일하는 세자르는 병든 노모와 사는 노총각이다. 건물에 사는 부르주아층에 대한 경멸을 숨긴 채 복수심을 키워간다. 아름답고 발랄한 클라라를 흠모하나 애인이 있다는 것을 안 후부터는 그녀의 얼굴에서 웃음이 사라지는 것을 삶의 목표로 세운다. 상상하기도 싫은 끔찍함이 그녀의 밤을 엄습한다. 스페인 시체스가 나은 대표적인 장르 감독 하우메 발라게로의 최신작. 남들의 불행만이 행복의 이유가 되는 괴물...
특별기획 프로그램
과거와 현재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좌절된 사랑’ 4부작의 첫 작품. 반다는 첫 남편의 죽음을 애도하는 기묘한 제의를 준비하며 친구들을 한자리에 모은다. 남편 피르미노가 질투와 상처로 창문에서 뛰어내린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첫 남편의 쌍둥이 형제가 도착한다. 커플의 문제를 축으로 부르주아를 신랄하게 비판하는 걸작으로, 클래식 음악이 흐르는 동안 감정이 제거된 듯 행동하는 인물들과 이들을 유유히 따라가는 카메라는 겉과 속이...
갈라 프레젠테이션
괴물 3D올 부산국제영화제의 센세이션으로 부상하리라 예상되는, 뜻밖의 반가운 손님! 기존의 2D 영화를 3D로 변환시켜 세계 첫 선을 보인다. <괴물 3D>는 3D 영화의 장·단점을 동시에 보여줄, 유의미한 성취다. 분장 효과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다소 눈에 거슬린다거나 2D의 속성 상 초점이 어긋나는 일부 장면들이 더욱 두드러진다는 점 등이 단점이라면, 속도감 넘치는 플롯이나 출연진의 열연, 한강이라는 공간적 요소, ...
플래시 포워드
그곳이수프는 일자리를 찾기 위해 북아프리카에서부터 이탈리아 남부 캄파니아를 찾아온다. 상상 이상으로 그 곳 흑인 이민자들의 삶은 열악하기만 하고, 고향에서 예술가였던 아저씨는 마약조직의 중간 보스가 되어있다. 현지 조직범죄와의 마찰로 이민자들이 무참히 죽어간 사건을 계기로 이수프는 오랜 고민을 접고 본격적인 갱의 세계로 접어든다. 실화를 토대로 이탈리아에 정착한 북아프리카 불법이민자들의 암울한 현실을 긴장감 있...
아시아영화의 창
그는 왜 상관을 쏘았는가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하고 독자적인 인도군을 창설한 뒤 최초로 사병이 장교를 살해하는 하극상이 일어난다. 범인은 라마찬드란. 모두가 훌륭한 군인이자 존경할만한 인품의 소유자라고 칭찬하는 군인이다. 그러나 이 사건에는 목격자가 있을 뿐 아니라 라마찬드란 본인 역시 범행 일체를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재판 결과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그러나 뛰어난 변호사 비카스 로이는 이 명백해 보이는 사건 이면에 놓여...
미드나잇 패션
그레이브 인카운터유령의 정체를 쫓는 리얼리트 쇼 진행자인 랜스 프레스턴은 그의 스태프들과 촬영을 위해 지난 몇 년간 기이한 현상들이 일어났다는 컬링우드 정신병원을 찾는다. 좀 더 충격적인 장면을 담기위해 자진하여 하룻밤 동안 건물에 갇혀 지내면서 모든 초자연적인 현상을 조사하고 카메라에 기록하기 시작한다. 그런 그들의 무모한 결정은 곧 악몽으로 변하게 되고 건물을 빠져 나오려고 하지만 병원을 점령하고 있는 악귀들은 절대 그들...
와이드 앵글
그를 기다리는 카페헤밍웨이의 단편 <살인자들>에 영감을 받은 작품이다. 사내들이 한 남자를 찾아 카페에 온다. 소년은 남자에게 그 사실을 알려준다. 카페에는 긴장이 감돈다. 그러나 영화는 사내들과 남자를 떠나 카페에서 심부름을 하는 소년을 뒤쫓는다. 카메라는 집요하게 소년에게 머무르며 그가 겪는 심리적 긴장감을 전한다. 시점의 변화로 새로운 이야기를 전하는 노련함이 매력적이다. (조영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