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시네마
그로브와 안나작가로서 실패하고 학자가 된 벤은 삶에 염증을 느끼고 있다. 그는 자신이 오래도록 학생들에게 가르쳐온 안톤 체호프의 문학 작품『 개를 데리고 있는부인』의 부정한 관계가 진정한 사랑으로 바뀌는 이야기에 깊게 몰두해있다. 벤은 아내 오드리가 그녀의 첫 번째 소설을 출판하기 위해 유명한 출판사를 만나러 고향 파리로 돌아간 동안, 어린 제자이자 신예 작가인 메르세데스와의 뜨거운 관계를 시작한다. 연인이자 그들 각자의...
플래시 포워드
그림자아버지에게 학대를 당하고 죽은 어머니의 악몽에 시달리는 열세 살의 주드. 그에게는 오직 두 명의 진정한 친구만이 존재하는데, 할아버지를 대신해 암탉을 거래하는 부유한 리키와 애정결핍으로 인해 종종 성적 착취를 당하곤 하는 낸시가 그들이다. 마을에서 거짓말쟁이이자 도둑으로 통하는 주드는 자신을 둘러싼 이 모든 고난이 항구 근처의 외딴 동굴에 은신해 있는 사악한 괴물의 장난이라고 믿는다. 주드는 보물상자에 소중히...
와이드 앵글
기게스의 반지샤워를 하고 화려하게 치장을 하는 중년의 여성. 급작스런 방문객의 방문이 그녀의 오후를 방해한다. 인간의 악한 본성과 도덕적 취약성을 들려주는 기게스의 반지 신화를 모티브로 하여, 반전과 스릴러적 요소를 솜씨 있게 엮어낸 강렬한 스토리. (김영우)
아시아영화의 창
기약없는 만남노스탤지아를 불러일으키는 청춘 로드무비. 신인감독 한한은 중국에서 젊은층에게 인기가 높은 유명인사다. 그는 소설가, 파워블로거, 카레이서, 그리고 가수이기도 한데, 이제 영화감독 타이틀이 또 생겼다. 이 영화에는 중국영화계의 기린아 지아장커가 카메오 출연을 하고 있으며, 한한의 영화에도 그의 향기가 배어있다. 하지만 지아장커와는 대조적인 개성이 충만한데, 한한은 아마도 중국 8세대의 기수가 될 정도로 인상적인...
한국영화의 오늘
기프티드한국판 <아메리칸 싸이코>는 어떤 이야기가 될 것인가? 전재홍 감독은 <아메리칸 싸이코>(2000)에서 비롯된 아이디어로 <기프티드>를 만들었다고 한다. <아메리칸 싸이코>가 살인이 주는 흥분에 중독된 부자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반면 <기프티드>는 실직한 청년이 주인공이다. 결혼을 약속한 여자친구가 있는 민수는 어느 날 실직을 하고 새 직장을 알아보지만 면접에서 번번이 떨어진다. 실직한 사실을 숨긴 동안 여자친...
한국영화의 오늘
꿈보다 해몽이광국 감독은 데뷔작 <로맨스 조>(2011)에서 이야기가 이야기를 낳는 독특한 화술로 주목 받았는데 두 번째 영화 <꿈보다 해몽> 역시 이야기의 구조가 눈길을 끈다. 이번에도 현실과 비현실이 이음매 없이 부드럽게 연결되면서 영화의 긴장감을 자아낸다. 연극 공연을 하는 날 관객이 한 명도 없자 여배우는 단원들에게 화를 내고 극장을 나선다. 근처 공원에 간 그녀는 남자친구를 불러내서 최근 영화 출연이 성사될 뻔...
한국영화의 오늘
끝까지 간다어머니의 장례식 날, 경찰비리로 수사대상에 오른 형사가 교통사고로 사람을 친다. 뺑소니를 친 형사는 사건이 발각되지 않도록 시체를 어머니의 관에 넣는다. 가까스로 완전범죄에 성공했다고 안심을 하는 순간, 목격자의 협박전화가 걸려온다. 목격자는 형사가 뺑소니를 친 걸 봤다고 주장하지만 돈을 달라고 협박하는 대신 시체의 행방을 궁금해한다. 목격자와 형사는 시체를 놓고 다투는 상황에 처한다. 두 남자의 정말 끝까지...
특별기획 프로그램
나는 그가 아니다직장 동료 아이세의 저녁 초대에 응한 독신남니하트는 자신이 감옥에 있는 아이세의 남편과 똑같이 생겼다는 사실에 깜짝 놀란다. 그럼에도 둘은 위안과 위험이 공존하는 관계를 시작하고, 이는 니하트에게 막대한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정체성 문제에 대해 이 영화는 매우 독특하게 접근한다. 누군가의 빈자리를 대신하는 대체물이 된다는 것, 그리고 내 옆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다른 누군가를 찾는 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묻...
특별기획 프로그램
낮은 밤보다 길다혁명의 기운이 넘치는 소비에트 시대, 의무적으로 결혼한 남편과 함께 새로운 시대건설에 동원되는 에바의 기구한 운명을 통해 혼란한 시대와 역사를 은유적으로 그려낸 대작. 도덕적 엄격함과 의무감으로 무장한 에바는 조지아를 상징하는 여성이자 어머니로 묘사된다. 영화 중간, 스토리를 끌고 가는 역할을 하는 일종의 가면공연인‘ 베리카오바’의 등장이 이색적인 이 우아한 영화는 1984년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어 주목...
아시아영화의 창
내 남자논쟁적 소재를 다룬 사쿠라바 가즈키의 나오키상 수상작을 영화화한 구마키리 가즈요시의 신작. 홋카이도 남서해에 일어난 쓰나미로 가족을 잃은 10살 소녀 하나는 자신을 먼 친척이라고 소개하는 26살 준고에게 입양된다. 이들 두 사람은 서로에게서 가족의 냄새를 맡게 되고, 깊은 상실감을 공유한 채 아버지와 딸로 살아간다. 절대적으로 서로에게 의존하게 된 두 사람. 관계는 점점 어둠의 나락으로 빠져들고, 준고와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