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콘
머스트 비 헤븐 “내 전작들에서 나는 팔레스타인을 세상의 축소판처럼 보이도록 의도했었다. <머스트 비 헤븐>에서는 세상을 팔레스타인의 축소판처럼 보이도록 시도했다”. 엘리아 술레이만 감독
엘리아 술레이만 감독이 10년 만에 발표한 장편이다.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버스터 키튼의 연기를 연상케하는, 극중의 엘리아 술레이만 감독은 어디에서 왔느냐는 택시기사의 질문에 “나자렛에서 온, 팔레스타인 사람” 이라고 짧...
부산 클래식
면로1996년 제1회 부산국제영화제 뉴 커런츠 부문에 선정됐던 싱가포르의 대표 감독 에릭 쿠의 데뷔작으로 지금 봐도 충격적인 이야기다. 1990년대 중반 싱가포르의 홍등가가 배경인 영화로 주인공은 국수를 파는 남자이다. 홍등가의 여자들과 그녀들을 관리하는 깡패들이 주로 드나드는 국수집에서 남자는 존재감없이 식당을 지키고 있다. 몸을 파는 여자들 가운데 한 명인 버니는 어느 날 사고를 당해 가게 앞에 쓰러진다. 남...
플래시 포워드
모국“한 소녀가 숲 속을 헤매며 집으로 가는 길을 찾고 있었다. 그러다 마녀를 만났지” 어머니가 들려주는 옛 동화의 내레이션은 <모국>의 어떤 이야기인지를 암시한다. 1992년 옛 소련이 무너지고 어머니는 아들과 함께 리투아니아의 고향 집으로 돌아간다. 소비에트 정부에서 뺏어간 집을 돌려받겠다며 동분서주한다. 어머니는 집을 찾을 수 있을까? 아들의 눈에도, 관객의 눈에도 어머니의 소망을 쉽게 이뤄질 것 같지 않다...
월드 시네마
모성10대 미혼모 루와 파티는 아이들과 함께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수녀원의 보호소에서 기거한다. 어느 날, 종신서원을 코앞에 둔 파올라가 수녀원에 합류하고 보호소 아이들도 그녀를 엄마처럼 따르게 된다. 어느 날 루가 자신의 딸 니나를 버리고 남자친구를 찾아 떠나자 파올라가 니나를 맡게 되고, 둘은 친 모녀처럼 가까워진다. 다큐멘터리를 여러 편 연출한 감독의 픽션 데뷔작으로, ‘모성’이라는 어려운 주제를 절제미있게...
와이드 앵글
무순, 세상을 가로질러27살의 권무순을 어떻게 소개해야 할까. 프랜차이즈 가게 알바생? 밴드 뮤지션? 권투 선수? 아님 그냥 백수? 그가 카메라 앞에서 자신을 소개한다. IMF 여파로 가족이 해체되고, 가까스로 대학을 졸업했지만... 무순은 자신의 정체성을 한 두 개의 단어로 규정할 수 없는 어떤 것이라고 말하고, 어느 날 길 위에 선다. <무순, 세상을 가로질러>는 권무순이 알바 친구 박태원과 함께 부산에서 서울까지 470킬로미...
특별기획 프로그램2
묵신<묵신>은 오키드라는 소녀의 생애를 다룬 ‘오키드 3부작’의 마지막을 이루는 작품으로, 민족이나 종교의 차이를 넘은 유년의 사랑을 드라마로 다뤄온 야스민 아흐마드 영화들의 연장선상에 놓인 작품이다. 가깝게 지내던 친구에게 어느날 사랑의 감정을 느끼게 되는 소녀의 세계를 다룬 영화는 평범한 일상이 마법적 순간이 되는 감정의 동요를 섬세하게 포착한다. 한 여름의 소나기와 빗 속의 춤, 동네 축구 경기와 연날리기,...
특별기획 프로그램2
물1938년 인도 바라나시. 영국의 지배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열망과 함께 간디의 진보 사상이 인도 전역에 퍼지기 시작한다. 8살의 쭈이야는 병든 노인과 결혼하자마자 남편이 죽어버려 과부가 되고 ‘아쉬람’에 보내진다. 이곳에서 여성들은 힌두교의 교리 아래 사회와 격리되어 평생 수절하며 지내기를 강요받는다. 영화는 여덟 살의 쭈이야, 진보적인 사상가 나라얀과 사랑에 빠지는 깔랴니, 중년의 과부 샤쿤딸라를 통해 인도...
와이드 앵글
뮬라의 딸이란의 반정부 시위 현장을 누비던 사진작가 메흐디에는 정부의 규제로 고국에서 작업을 지속하는 게 어려워졌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녀의 아버지는 이란 정권의 강력한 지지자다. 이 부녀간의 갈등은 불 보듯 뻔하지만 영화는 그 길로 가지 않는다. <뮬라의 딸>은 메흐디에가 일찌감치 관객들에게 털어놓은 이주의 꿈을 가족들에게 공표하기까지의 과정을 따라간다. 이란이라는 거대한 사회적 틀, 가족이라는 단일한 공동체 단위, ...
월드 시네마
미립자들 십대 소년 피에르 앙투안은 프랑스와 스위스 국경의 작은 마을에 살고 있다. 이 지역에는 전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입자 가속기가 땅속에서 돌아가고 있다. 삐에르는 첫사랑에 빠지면서 주변이 조금씩 변하는 것을 느낀다. 같은 반 친구들은 신비하게 사라진다. 실제 젝스 지방에서 유년기를 보낸 블레이즈 해리슨 감독은 눈 덮인 젝스 지방의 풍경에서 네 명의 청소년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시적으로 형상화한다.
작품...
한국영화의 오늘
미성년어른이 되면 답을 알 수 있을까? <미성년>은 누구나 한 번쯤 해본 이 해묵은 질문에 화답하는 영화다. 고등학생 주리(김혜준)는 자신의 아빠(김윤석)와 친구 윤아(박세진)의 엄마 미희(김소진)가 불륜을 저지르고 있다는 걸 알게 된다. 딸은 엄마(염정아)에게만큼은 이 사실을 숨기려 하지만 남편의 외도는 결국 발각된다. 불륜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영화의 초점은 인물들의 혼란스러운 감정과 변화에 맞춰져 있다. 각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