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영화의 창
수업시대샤라드는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인도의 전통 보컬 음악에 매진하는 삶을 살고 있다. 라가(Raag)는 가장 듣기 편안한 멜로디를 가진 음악이지만, 노래를 제대로 부르려면 마음까지 완벽해야 하기 때문에 그는 끊임없이 고전을 연구하고 호흡훈련과 명상을 한다. 하지만 원하는 만큼 노래가 나오지도 않고 그의 고독한 삶은 경제적인 성공과도 거리가 멀다. 샤라드는 세상이 더이상 순수한 고전을 원하지 않는 것이 불만이다...
와이드 앵글
스쿨 타운 래퍼<스쿨 타운 래퍼>는 한 소년의 폭풍 래핑으로 영화를 연다. 태국 슬럼가에 살고 있는 18살 북과 13살 논은 ‘바닥에서 시작한 삶’이 어떤 것인지 이미 잘 알고 있다. 태국 최고의 래퍼가 되어 엄마에게 집을 사주는 게 꿈인 이 ‘슬럼 키즈 래퍼’들은 어떡하면 학교를 그만 둘 수 있을지 고심 중이다. 학교 공부도 싫지만 더 싫은 건 군부가 작성한 ‘착한 아이 되기 12계명’ 을 암송하는 일. 그딴 건 훌륭한 ...
갈라 프레젠테이션
스파이의 아내태평양전쟁 직전인 1940년, 아내 사토코와 행복하게 살던 고베의 무역상 유사쿠는 사업 차 만주에 갔다가, 그곳에서 엄청난 만행의 현장을 목격 하고 이를 세상에 알리기로 결심한다. 사토코는 남편의 비밀이 그들의 완벽한 가정을 위협할 것이라 생각하여 결사적으로 유사쿠를 말리지만 결국 그의 대의에 동참하여 기꺼이 ‘스파이의 아내’가 되기로 한다. 우리 시대의 거장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은 1940년 일본이라는 시공...
한국영화의 오늘
스프링 송어느 겨울, 2인조 음악 밴드 ‘제이 앤 조이 20’의 아티스트 유준상과 이준화는 약간은 충동적인 마음으로 뮤직비디오 한 편을 찍기 위해 일본행에 오른다. 봄을 맞는 곡이 될 거라는 야심찬 계획이 있을 뿐, 배우도 없고 주제도 없지만 무작정 떠난다. 여기에 일본의 뮤지컬 배우 나카가와 아키노리, 한국의 배우 김소진, 정순원이 모이자, 좌충우돌 유쾌한 뮤직비디오 제작 현장기가 설원과 저 멀리 후지산을 배경으로 ...
월드 시네마
슬라롬슬라롬 스키선수이자 열다섯의 리즈는 챔피언 출신 프레드에게 개인 지도를 받는다. 혹독한 체중 관리와 훈련 스케쥴, 폭언도 서슴지 않는 프레드의 강압적인 태도에도 불구하고 리즈는 점차 유망한 선수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연이은 성공으로 기뻐할 무렵, 리즈와 프레드의 사이는 점차 가까워지고 프레드는 리즈에게 육체적인 관계를 요구하기 시작한다. <슬라롬>은 분명 위태로운 영화다. 코치와 선수 간 위계로 인해 ...
월드 시네마
시네마의 죽음 그리고 나의 아버지도이스라엘 감독 대니 로젠버그가 아버지를 주인공으로 만든 첫 장편으로, 자전적 픽션과 다큐멘터리적 요소가 공존하는 영화다. 감독은 카메라로 아버지의 불치병이 악화되는 과정을 따라가지만, 노아 콜러와 같은 전문 배우도 등장한다. 영화적 미로를 만들기 위해 고전적 형식을 의식적으로 거부하는 이 영화는 아버지와 그의 암투병에 대한 감독의 오마주다. 다큐멘터리와 픽션의 경계를 허무는 <시네마의 죽음 그리고 나의 아버지...
아이콘
시티홀시청 공무원들이 뭘 하는 사람들인지 궁금해 하는 이들이 있을까. 프레데릭 와이즈먼은 별로 궁금하지 않은 사람들이, 우리의 예상과 크게 다르지 않은 일을 하는, 그 시간들을 꼼꼼히 기록했다. 그랬더니 꽤나 감동적이다. 보스턴 시청에는 자신의 일을 제대로 하는 사람들이 있다. <시티홀>은 보스턴 시장 월시를 위시한 시청 사람들이 보스턴 시민과 방문자들을 위해 설계한 성공적인 시정 활동을 따라간다. 치안, 화재, ...
오픈 시네마
썸머 85<신의 은총으로> 이후 노르망디 해변에서 촬영한 프랑수아 오종의 반짝이는 십대 영화다. 85년의 여름은 알렉시에게 첫사랑을 만나면서 본인의 성 정체성을 발견하고, 최초로 죽음에 대해 자각하는 결정적인 시기다. 오종은 젊은 시절 인상 깊게 읽었던 에이단 체임버스의 <내 무덤 위에서 춤을 춰라>를 각색해 감각적이고 신비한 성장영화를 완성한다. 알렉시가 겪은 일련의 경험들은 그를 예술가의 길로 접어들게 하는데, 그...
뉴 커런츠
쓰리1979년 소비에트연방 카자흐스탄. 셰르는 연방 최고의 수사관 스네기레프의 팀 인턴으로 발령 받는다. 스네기레프 팀은 연쇄살인범을 쫓고 있는데, 그가 단순히 살인만이 아니라 식인을 하고 있다는 경악할 만한 사실을 밝힌다. 이 사건이 국제 스캔들로 비화될 경우 이듬해 열릴 모스크바 올림픽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우려한 당국에서는 어렵게 잡은 범인에게 정신병원 수감 치료를 명한다. 2012년 첫 장편 <하나안>으로...
오픈 시네마
아사다 가족마사시는 가족사진 전문 사진작가이다. 어딘지 독특한 마사시의 가족은, 자신들이 되고 싶었던 직업을 골라 다 같이 분장을 하고 ‘코스프레’ 가족사진을 찍기 시작하는데, 이 사진들로 주목받게 된 마사시에게 전국 각지에서 사연 있는 가족사진을 촬영해 달라는 요청이 쇄도한다. 2011년 3월 일본 지진 직후 마사시는 후쿠시마에서 ‘사진 세탁(photo cleaning)’ 자원봉사를 시작하고, 사진을 찍는다는 행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