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영화의 창
블루 선 팰리스뉴욕 퀸즈의 마시지 숍에서 일하는 디디와 에이미는 함께 일하는 중국계 이민자 여성들과 생활하고 있다. 낯선 공간에서 이들은 저마다 가족에 대한 책임과 외로움을 어떤 방식으로든 다루어 가며, 행복과 사랑, 일상을 만들어가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새해가 된 어느 날 이들에게 감당할 수 없는 슬픔이 찾아오고, 에이미가 삶의 갈피를 잡지 못할 때 그녀의 삶을 지탱해 준 것은 곁에 있는 중국계 이민자 여성들이었다. 영화...
아시아영화의 창
비엣과 남비엣과 남 두 광부가 매일 내려가는 광산의 갱도는 덥고 어두운 위험한 작업장일 뿐만 아니라 둘만의 따스하고 아늑한 우주가 된다. 유복자로 태어난 남은 베트남 참전용사이자 전쟁 중에 사망한 아버지의 유해를 찾아야 하는 인생의 숙제가 있다. 그럼에도 그는 밀항을 통해 베트남을 떠나 새로운 삶을 찾고자 한다. 이런 남을 바라보는 비엣은 그와 함께 베트남에 계속 남기를 바라지만 적극적으로 마음을 표현하지 못한다. 칸...
지석
빌리지 락스타 2리마 다스의 신작 <빌리지 락스타 2>는 전작 <빌리지 락스타>(2017)로부터 7년여의 시간이 흐른 뒤의 두누의 삶을 다시 조명한다. 아삼 지역 작은 농촌 마을에 사는 두누는 고된 노동으로 점차 쇠약해져가는 엄마, 모터사이클이 갖고 싶어 날마다 엄마를 조르는 철부지 오빠와 함께 살고 있다. 이제 십 대 후반이 되었지만 두누는 여전히 나무를 타고 수영을 하고, 무엇보다 밴드의 기타리스트로 활동하면서 어린 시절...
월드 시네마
빛이 산산이 부서지면위나와 그녀의 비밀 애인은 들뜬 목소리로 함께할 미래를 속삭인다. 하지만 그 모든 약속은 불길 속에 사라지고, 비통에 잠긴 위나는 예기치 못한 상실감을 홀로 감당해야 한다. 애도의 감정을 삭인 채 뒷전으로 밀려나야 하는 위나는 그 부당함을 견딜 수 없다. <빛이 산산이 부서지면>은 자칫 과장된 멜로드라마로 전락할 수도 있었지만, 루나르 루나르손은 절제된 연출을 통해 섬세하면서도 감동적인 성장 이야기를 완성했다...
플래시 포워드
뿔닭이 되는 것에 대하여전세계 어디에서나 그러하듯, 잠비아에서도 약자의 고통은 종종 공동체의 선을 위해 무시된다. 어두운 고속도로를 달리던 슐라는 우연히 삼촌의 시체를 발견한다. 장례 준비 중, 슐라와 그녀의 사촌들은 나이 든 남성 친척들을 위해 요리해야 하고, 죽은 삼촌 때문에 아픈 게 분명한 다른 사촌을 뒤쫓아야 하며, 어르신들이 가여운 과부를 괴롭히는 상황을 모른 척 외면해야 한다. <뿔닭이 되는 것에 대하여>는 흔한 커밍홈 ...
플래시 포워드
사랑, 우유, 그리고 치즈평범한 열여덟 시골 소년 또똔느는 교통사고로 아빠를 잃는다. 이제 그는 일곱 살 난 여동생을 혼자 돌봐야 하며 먹고살 궁리도 해야 한다. 치즈 만들기 경연대회 우승자에게 상금 30,000유로를 수여한다는 광고를 본 그는 무작정 대회에 나가기로 결심한다. 프렌치 웨스턴 풍의 <사랑, 우유, 그리고 치즈>의 주인공 또똔느는 고아가 된 목장의 어린 카우보이를 연상케 한다. 비전문 배우인 끌레멍 파보의 통통 튀는 에...
아시아영화의 창
사랑의 병정알마와 베이부트는 이제 곧 첫아이의 출산을 앞두고 있는 행복한 부부이다. 베이부트는 실력 있는 싱어송라이터 겸 기타리스트로, 점차 국내외에 이름을 알리며 활동 영역을 넓혀간다. 어느 날 베이부트는 매력적인 댄서 줄을 만나 그에게 빠져들게 되면서 알마와 갈등을 겪는다. 남성 뮤지션의 자유분방함과 그를 기다리는 지고지순한 여성의 순애보는 너무 익숙한 이야기이지만, 이 서사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뮤지컬이라는 장르...
월드 시네마
사랑일까요 독립적인 싱글 여성 마리안네는 결혼이 행복한 미래의 필요충분조건이라 믿지 않는다. 그녀의 직장 동료 토르는 진지한 관계보다는 데이팅 앱을 통한 가벼운 만남을 추구하는 자유분방한 게이 남성이다. 두 남녀는 사회가 정상이라 규정하는 규범에 순응하기를 거부하고 새로운 선택의 가능성을 탐색하며, 사랑 그 애매모호한 것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우여곡절을 겪는다.
<사랑일까요>는 <어바웃 섹스>, <드림스>와 ...
아시아영화의 창
사바의 좁은 세상방글라데시 다카, 25살의 사바는 사고로 하반신 마비가 된 엄마 시린을 돌보며 살아간다. 사바가 돌봄과 생계에 대한 책임을 다하며 끝날 것 같지 않은 일상의 사이클을 도는 동안, 몸이 쇠약해진 시린은 사바에게 원하는 요구가 늘어만 간다. 시린의 수술비 마련을 위해 어렵게 구한 직장에서 사바는 안쿠르를 만나게 되고, 그녀의 삶에도 한줄기 빛이 새어든다. 그녀가 엄마 시린의 죽음을 예감하는 순간, 그 거대한 고통...
월드 시네마
사스콰치 선셋안개가 자욱한 북미의 어느 숲, 이 세상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일명 ‘빅풋’이라고 불리는 사스콰치 한 무리가 1년에 걸쳐 황당하지만 서사적인 여정을 떠난다. 털로 뒤덮인 원시적이지만 이 고귀한 거인들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세상과 충돌하면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사스콰치 선셋>은 2024년에 개봉된 미국의 부조리 판타지 드라마 영화로, 전작 <쿠미코, 더 트레저 헌터>(2014)와 <뎀젤>(2018)로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