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친절한 프로그래머

[BIFF 2025] 더 친절한 프로그래머 - 정미 프로그래머



21세기의 첫 사반세기가 지났다. 영화는 130년, 부산국제영화제도 30회의 역사를 갖게 되었다. 영화제는 ‘영화의 풍성함을 생각하는 장’이면서 ‘발견과 응원의 공동체’이다. 일 년에 한 번 영화를 보기 위해 한 장소로 모여드는 이 여행에 올해는 부디 당신도 함께하기를.

친절
<지독한 사랑> 이명세

‘더 친절한 프로그래머’라는 이 유튜브 시리즈의 제목은 ‘책임’과 ‘친절’을 일깨운다. 프로그래머는 영화제에서 상영하는 영화를 책임지는 사람이고, 친절은 타인이나 다른 존재를 위해 마음을 써주는 행동이기 때문이다. 밤새 먹고 마시고 웃고 떠들며 영화를 보는 심야상영인 ‘취생몽사’는 단돈 25,000원에 영화 3편과 술과 안주를 제공하니 이보다 친절할 수 없다. 게다가 <아메바 소녀들과 학교괴담: 개교기념일> 김민하 감독과 출연진 GV, 데이빗 린치 감독을 추모하는 모그 음악감독의 <광란의 사랑> 토크, <지독한 사랑> 이명세 감독 GV까지 기다린다. 다대포 바다처럼 그리움이 차올라도 책임 못 지지만, 첫차 운행까지 버틸 체력이 남았는지 궁금하다면 도전을 추천한다.

추천

<바닷마을 다이어리> 고레에다 히로카즈

커뮤니티비프는 부산국제영화제에서 8년째 하고 있는 ‘Made by Audience’가 슬로건인 관객이 만드는 영화제다. 인생의 어떤 계절에 있든 뭔가를 ‘창조’할 수 있고, 같은 계절에 같은 화면을 보며 같은 마음을 나눌 수 있다. 그 시작은 ‘추천’이다. 함께 보고 싶은 영화를 골라 어울리는 이벤트를 설계한 기획안을 응모하면 된다. ‘리퀘스트시네마’는 올해 30회를 기념하여 역대 상영작으로만 신청 받았다. 87명이 몰렸고 신청작 180편 중 5,268명이 투표하여 13편이 선정되었다. <형사 Duelist> 20주년, <무뢰한> 10주년, <초인> 10주년, 내년에 10주년을 맞는 <우리들>까지 감독, 배우 GV가 마련되고, 일본만화 대상에 빛나는 <바닷마을 다이어리> 10주년 온라인 GV가 마련된다.

축제
<아가씨> 박찬욱, ‘커비북스:정서경'

“영화라는 넓은 강을 흐르는 한 방울의 물로 거기에 참여할 수 있는 기쁨을 모두 함께 나누는 것이 영화제”라고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책에서 말했다. 물방울로 만나는 기쁨을 민주화하고자, 커뮤니티비프는 무료상영과 야외상영을 하고, 동네방네비프는 올해 부산을 벗어난 곳까지 15개 장소에서 영화제를 한다. 영도 모모스커피 로스터리&커피바에서 바리스타들이 선택한 <걸어도 걸어도>를 음미하고 <바닷마을 다이어리> 온라인 GV 상영을 즐길 수 있다. 정서경 작가의 <아가씨> GV 상영 후에는 카페에서 북토크에 참여하고, 다음 주 동네방네비프 부산은행 본점에서 엄지원 배우가 선택한 드라마 <작은 아씨들> 명장면과 연기 이야기도 듣는 식으로 축제가 깊어진다.

채집
<더 리더: 책 읽어주는 남자> 스티븐 달드리, ’커비북스: 김신록‘

‘널리 찾아 얻거나 모은다’는 뜻의 ‘채집’을 성해나 작가가 좋아한다는 인터뷰를 읽었다. 무수한 것을 끌어 모은 기억을 선별하는 ‘창작’이 출판에서는 ‘편집’, 방송에서는 ‘편성’이 된다. 관객이 선택한 ‘리퀘스트시네마’ 다큐멘터리 <시인들의 창>, <피아노 프리즘>, <수라>, <성덕>은 남다른 라이프스타일로 공론의 장을 만든다. 프로그래머는 사람들이 무엇에 공감하는지 이 시대의 감정을 관찰하고, 경험한 것과 지향하는 것을 잘 어울리게 조합하여 세상과 소통한다. 영화뿐 아니라 콘텐츠와 장소도 큐레이션 하는 과정에 2018년부터 여정을 함께한 조원희 감독, 커뮤니티비프팀, 동네방네비프팀, 홍보실이 있어 브랜드의 매력을 만들고 전달한다. 김신록 배우의 인터뷰집 『배우와 배우가』, 서문에 절대공감했다. ‘동료들이 나의 이정표다.'

책방
<대도시의 사랑법> 이언희, ‘커비북스: 박상영’

커뮤니티비프에는 영화, 출판, 음악, 뉴미디어 등 동시대 문화의 다양한 영역에서 독보적인 스타일을 구축한 아티스트를 만나는 '커비컬렉션'이 있는데, 올해 테마는 책이다. 영화계에서는 이런 영화가 되면 좋겠다는 바람을 쓴 시나리오를 책이라고 부른다. 각본집, 인터뷰집, 스토리보드집, 사진집, 에세이, 원작 소설 등 영화 책은 많으니, 씨네21와 키노 창간 30주년을 기념하여 ‘씨네21 추천 10권의 영화책’, 정성일 감독의 ‘영화여행을 시작하는 시네필을 위한 10권의 책’ 등 ‘행복한 책읽기’를 제안한다. 박상영 작가는 원작과 드라마를 쓴 영화 <대도시의 사랑법>, 알랭 기로디 감독 <호수의 이방인>, 비프광장 야외토크 ‘1차원이 되고 싶은 마음상담소’에 참여한다.

치유
<렛미인> 토마스 알프레드슨, ‘커비북스: 이석원’

데뷔 30주년인 ‘언니네 이발관’ 리더 이석원 작가는 음악계와 출판계에서, 출판사 무제 대표 박정민 배우는 영화계와 출판계에서 모두 성공한 희귀한 케이스. 스웨덴 소설 원작의 이 영화는 재개봉 열풍까지 일으켰다. <사바하> 마스터톡은 배우 박정민이 사랑하는 인간적 매력의 천만감독 장재현과 함께한다. 박정민을 치유한 이 ‘슬픔에 가까운 쓸쓸한 영화’애는 올해 벡델초이스 상영작 <하이파이브> 이재은의 신선한 연기도 볼 수 있다. 드라마, 애니메이션, 영화로 재탄생한 <고독한 미식가 더 무비>는 음식문화를 기록해 온 '글 쓰는 요리사' 박찬일 작가와 미식여행을 함께하듯 상지건축과 덕화푸드의 협업인 명란치즈바게트를 즐기며 영화를 볼 수 있는 ‘잇츠시네마’ 프로그램이다.

체험

<릴리 슈슈의 모든 것> 이와이 슌지

<인터스텔라 5555>
다케노우치 카즈히사 & 마츠모토 레이지

이와이 슌지 감독이 홍콩에서 왕페이 공연을 본 뒤 소설을 쓰고 영화화한 <릴리 슈슈의 모든 것>은 절대적 지지를 받는 대표작으로, 감독의 온라인 GV와 함께한다. <은하철도 999>로 유명한 일본 만화 거장 마쓰모토 레이지의 세계관과 다프트 펑크의 앨범 ‘Discovery’이 만난 대사 한 마디 없는 록 뮤직 스페이스 오디세이 <인터스텔라 5555: 다프트 펑크 유니버스>는 제8회 와이드앵글 상영작이라 더욱 뜻깊다. 28년 동안 4장만 남긴 이 전설의 듀오의 영향력에 대해 3인조 이디오테잎과 음악평론가 하박국이 이야기한다. 얼터너티브 그룹 <바밍타이거: SOMENOISE>는 독창적인 리듬과 사운드를 영화인들과 협업하여 섬세한 영상미로 보여주는 뮤직비디오를 상영하고 유튜버 우키팝 진행으로 GV를 한다.

참여
<타임 패러독스> 마이클 스피어리그 & 피터 스피어리그, ‘사이언스 토크 in 시네마’

‘체험’과 ‘참여’는 커뮤니티비프의 양대 주축이다. 과학계 ‘최고’ 고수 정재승, 전은지, 오영진 교수가 출격한다. 영화를 보면서 라이브 해설과 질의응답을 하는 코멘터리, 영화 도중 결말을 상상하는 토론 등 관람방식이 독특하다. 특정 주제나 공통점을 지닌 영화를 모아서 하루 종일 집중탐구하는 기획전 ‘올데이시네마’ 프로그램에는 한국영화감독조합(DGK)이 선정한 올해의 벡델리안 이안나 제작자와 남나영 편집기사의 <하이파이브> GV, 장윤주 배우와 최수인 배우의 <최소한의 선의> GV가 기다린다. <비연대기적 여성의 움직임: 어제와 오늘>은 유망주 신인감독들에게서 ‘출발’의 에너지를 얻을 수 있다. 부산외대 글로컬마케터센터, 부산광역시사회복지협의회, 부산공업고등학교총동창회, 마을영화만들기는 청년과 이웃의 도전을 응원한다.

취향
<프로젝트 30> 정재은, 이경미, 임선애, 윤가은, 이종필, 남궁선, 김도영 감독 등

관객의 ‘일상과 상상’에 흔적을 남기는 유쾌한 ‘태도와 시도’, 진지한 ‘대화와 진화’로 나아가는, 개성과 방향을 지닌 존재감 있는 영화제이고 싶다. 박찬욱 감독은 영화제를 보물섬 아니면 지뢰밭이라고 했지만 커뮤니티비프는 보물찾기 놀이터이다. 제각각인 취향의 박람회인 영화제에서 내 취향을 알고 싶다면, 남포동에서 3일간 진행되는 ‘한예종 영상원 30주년 특별전’을 추천한다. 특별할인가 6,000원에 모신다, 무료관람할 수 있는 야외상영작과 야외토크도 있다. CJ ENM과 한예종 영상원 30주년을 맞아 30인 감독이 만든 옴니버스 영화 <프로젝트 30>는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같은 감독의 단편과 장편, 촬영감독도 눈여겨보면서 묘목이던 그들이 거목으로 자라 우거질 숲을 상상해 보자.

최애
<키즈 리턴> 기타노 다케시

정성일 감독과 성해나 작가의 만남만으로도 올해 문화계 최대 화제인 ‘블라인드시네마’는 두 사람이 비밀리에 엄선한 영화를 단 한 줄의 정보 없이 연속 관람하고 깊은 대화를 나눈다. 2025 최애 소설가 성해나의 최애 영화는 무엇일까. 커뮤니티비프는 좋아하는 사람, 존경하는 사람을 가까운 거리에서 만나게 된다. 1924년 조선키네마 주식회사, 1996년 부산국제영화제 등 한국영화의 ‘처음’과 시간을 품은 영원한 영화 ‘청년’의 거리 남포동에서 30회 ‘축제’의 힘찬 시작을 S.E.S 바다가 열고 세이수미 밴드가 닫는다. 비공식 천만 영화 <바람>의 후속작 <짱구> 주연과 공동감독을 맡은 정우 배우도 금의환향한다. 1회 부산국제영화제의 최애 상영작 <파고>, <비밀과 거짓말> 대신 야외상영작으로 어울리는 1996년 영화 <첨밀밀>, <키즈 리턴>, <로미오와 줄리엣>을 상영한다. “우리 이제 끝난 건가?” “바보야, 아직 시작도 안 했어.”

초대

<힘을 낼 시간> 남궁선

동네방네비프는 일상에서 즐기는 지역 친화적 영화제로 올해 5회째를 맞이한다. 극장을 찾기 어려운 시민들이 영화로 향하는 길을 완주하길 바라며 바람길(Wind Path)이라는 키워드로 영화제 전 기간 해군작전사령부, 168 더 데크, 전포카페거리, 서울과 양산 등 색다른 15개 장소에서 <좀비딸>, <힘을 낼 시간>, <웡카>, <사랑의 하츄핑>, <청설>, <블루 자이언트>, <첫여름> 등 장편 15편, 단편 21편 등 36편을 성의 있게 골라 공연, 게스트와의 만남 등 이벤트와 함께 선보인다. 올해의 최애 영화를 연료 삼아 삶의 의욕을 ‘충전’하고, 다채롭고 자유롭고 풍요롭고 여유롭게 다양한 사람들과 공통의 ‘추억’을 나누고, 미래 세대와 새로운 영화로 이어지는 인연의 ‘통로’를 발견하고 서로를 응원하는 ‘친구’가 되자고 초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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