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와이드앵글 섹션을 맡고 있는 프로그래머입니다.
올해 와이드앵글 섹션의 한국과 아시아 다큐멘터리들을 소개하기 위해 몇 가지 키워드로 작품을 분류해보았습니다. 각 영화에 대한 설명은 최소화하고 취향과 관심사에 따라 영화를 선택할 수 있도록 지름길을 제시하고 싶었습니다. 그랬더니 ‘더 친절한 프로그래머’ 원고가 그다지 친절하지 않은 메모가 되었습니다. 내가 늘 기다리고 찾고 꿈꾸던 그런 영화는 긴 설명을 필요로 하지 않았던 것에 힘을 얻은 결과이기도 합니다. 당신이 기다리고 찾고 꿈꾸던 그런 영화가 여기 한 편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따옴표 속의 문장은 영화에서 가져온 대사 또는 자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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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이 온다> 주로미, 김태일
주로미 김태일의 위대한 노동자 영화, 가슴으로 만들었고 가슴으로 보게 되는 영화.
“내가 진짜 가난하지 않았다면 하루도 못 버텼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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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이한 생각의 바다에서> 최정단
한국을 대표하는 인문학자 김우창의 내밀한 삶을 포착한 21년의 기록.
“아버지는 학자가 아니었다면 사람들이 ‘그냥 넌 또라이’라고 그랬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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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우리가 잠시 머무는 곳> 왕민철
강원도 화천에서 열 세 마리의 반달가슴곰을 돌보며 사는 90년대생 여자 넷, 그들이 궁금하다.
“곰을 돌보는 경험이 내 삶에서 필요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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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희에게> 장주희, 부성필, 김성환
백혈병을 이기고 가정폭력에서 벗어나 카메라를 들고 세상으로 나간 장주희 감독,
벼라별 일을 겪다.
“세상의 모든 ‘주희’에게 이 영화를 보낸다.
이들과 함께 하며 힘을 얻은 이야기, 삶의 두려움에 잠시 멈춰있는 사람들,
외로움에 홀로 싸우는 사람, 슬픔에 말을 잃은 사람, 나와 같은 평범한 모든 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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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마 소년> 예빙쥔, 서머 신레이 양
조마조마하고 눈물 나다가 미소 짓게 되는, 십대 소년의 성장 스토리.
“모든 사람들이 새 시대에 적응할 방법을 배워. 나만 빼고.
난 사회에 어떻게 적응해야 할지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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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마카게 시립 수영장> 오타 신고
50여 년간 도쿄 교외 동네 사람들의 여름 놀이터였던 시립 수영장이 철거된단다.
그곳을 만남의 장소로 삼았던 게이들의 시름도 깊어진다.
“수영장이 없어지면 이제 사람들을 어디서 만나죠? 게이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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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하는 황새 깃털> 헤멘 칼레디
이란의 쿠르드족 할머니 카디제의 명랑유쾌 좌충우돌 프로젝트:
다친 황새를 치료하고 딸의 이주를 막아라.
“엄마는 황새는 이주하길 원하면서 왜 내가 이주하는 건 반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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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즈 야스지로의 일기> 대니얼 라임
“두부 장사에게 돈까스를 내놓으라 하지 말라”던 감독, “영화에는 문법이 없다”던 감독.
그는 옳은 말만 했고, 영화로 할 수 있는 최상의 아름다움을 창조해냈다.
오즈 야스지로 X 구로사와 기요시, 뤽 다르덴, 빔 벤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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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서구> 왕빙
21세기 아시아 다큐멘터리의 향방을 바꿔놓은 왕빙 감독의 기념비적인 데뷔작.
영화제란 무릇 러닝타임 551분에 이르는 영화를 뿌듯하게 환대하는 자리.
씨네필이란 그런 영화를 스크린으로 본 것을 평생의 자산으로 삼을 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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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카락, 종이, 물....> 츠엉민퀴, 니콜라 그로
아름다운 동화 같은 이야기, 신비한 꿈같은 영화.
올해 아시아 다큐 중 가장 유니크하고 시적인 영화.
“밤, 불, 물, 동굴, 달팽이, 벌, 박쥐, 태양, 번개, 강, 산, 비, 홍수, 꽃, 피,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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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바람과 별과 섬> 김명윤
독도경비대 출신의 감독 김명윤이 일본인 아내와 갓 태어난 아이를 데리고 시마네현 오키섬
쿠미 마을로 이주했다. 소박하고 다정한 이웃들. 그런데 그들은 독도를 다케시마라 부른다.
“아저씨는 어디서 왔어요?”
“지구에서 왔어. 우리는 모두 지구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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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이노 전기> 이원식
일본 오사카 재일조선인집단거주지인 ‘이카이노’ 사람들의 생생한 삶의 궤적.
“일본인들이 ‘제정신이 있는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닌 일’이라고 하는 것을 조선인이 했다.
야쿠자나 빠칭코 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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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션보다 낯선, 픽션보다 더 픽션 같은, 정치 다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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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닉 버튼> 사마라 사긴바예바
고위공직자의 부패 스캔들을 폭로하고 살해 위협을 당하는 탐사보도기자와
그의 아내인 사마라 사긴바예바 감독, 패닉 버튼을 손에 쥔 숨 막히는 시간들.
“초현실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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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간 나라를 보았니?> 홍영아
‘보수의 심장’ 경북지역에 출마한 민주당 후보들의 선거 여정,
결과를 알고 보는데도 두근두근한 선거판 드라마.
"꼭 이길 사람들만 출마하는 건 아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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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귀비와 나> 비벡 차우두리
양귀비 농사꾼인 엄마와 마약단속국 관리와 싸우는 액티비스트 아들의 이중창.
“괜찮아질 거야, 다 잘될 거야, 넌 매번 그러지만 그게 도대체 언제냐? 아무도 네 말에 신경 안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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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달리기> 고효주
세월호 의인 김동수와 가족의 아프고 빛나는 이야기
“난 그 광경을 다 봤잖아. 이 기억을 어쩌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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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지연습> 마민지
예술계의 성폭력 피해 생존자들이 모여 ‘상-여자 착지술’ 팀을 결성한다.
“불안정하더라도 뭔가 사는 게 재밌다는 생각을 할 일이 생기더라구요.
일단 살아있자는 말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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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친애하는 후세인> 알렉스 바크리
팔레스타인의 영화관 ‘시네마 예닌’의 마지막 영사기사 후세인 다르비, 그를 회고하다.
“나는 꿈이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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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김, 영화관에 가다> 김동호
전 세계 영화제를 유랑하던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카메라를 들고 또다시 영화관으로 향한다.
김동호 X 고레에다 히로카즈, 다르덴 형제, 유키사다 이사오, 후카다 코지,
에릭 쿠, 조니 토, 뤽 베송, 모흐센 마흐말바프, 탄 추이무이, 차이밍량, 양귀매,
브리얀테 멘도사, 신영균, 문희, 문소리, 장준환, 정지영, 이창동, 박찬욱, 임권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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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로즈: 컴 백 투 미> 이성민
홍대 버스킹에서 코첼라까지, ‘더 로즈’의 성장 스토리.
지금 막 월드투어를 마치고 돌아온 ‘더 로즈’, 부산에서 한번 더 날아오를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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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점 만점에 10점> 찬즈웨이
동남아시아 언더그라운 볼룸 씬의 주인공들, 뉴욕 볼룸 씬에 진출하다. LGBTQ 다큐.
“슬퍼할 시간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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