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라니는 장래 피아니스트가 되기를 꿈꾸는 십대 소녀로, 부모가 정육점을 운영하여 힘들게 버는 돈으로 피아노 교습을 받는다. 그러나 콩세르바투아르 입학을 위한 연주 중에 심사위원장으로 참석한 피아니스트 아리안의 행동에 정신이 산만해지는 바람에 결국 자신의 꿈을 접게 된다. 세월이 흘러 변호사 사무실에 연수생으로 취직한 멜라니. 상관으로 있는 장이 우연히 과거에 자신의 인생을 바꿔놓은 아리안의 남편임을 알게 된다. <악보 넘기는 여자>는 음악가 감독 드니 데르쿠르의 네 번째 장편으로, 이전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음악을 소재로 한 영화이다. 인물과 연기에 중점이 두어진 이 심리스릴러는 두 여자 주인공 각각의 내면이 표현되는 상이한 연출 방식과 그 둘 간에 오가는 내밀한 기류의 표현이 특히 주목할 만하다. 이 영화는 프랑스에서도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 서리가 내릴지를 궁금하게 만든다. (이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