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일날 잔은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어머니는 여행을 하다가 우연히 인도인 힌두교도 `언터처블`인 아버지를 만났다는 것이다. 배우로 활동하는 잔은 인도로의 여행을 결심하고, 급하게 돈을 마련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예전에 거절했던 영화의 배역을 맡기로 한다. 그 대신 애인이 연출하는 <도살장의 잔다르크> 리허설은 포기한다. 마지못해 영화를 찍는 잔. 드디어 인도에서 그녀는 아버지를 만난다. <언터처블>에서 주인공 잔이 아버지를 찾아 인도로 떠났다가 다시 프랑스로 돌아오는 여정은 정체성의 탐구이자 자신과의 화해이기도 하다. 영화 초반에 외모는 백인이지만 아버지가 인도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그녀의 마음에 이는 분열은, 자기 자신과 배역의 경계를 넘나들어야 하는 배우로서의 갈등과 맞물리면서 이중으로 표현된다. 사실적이면서도 연극적인 연출이 곳곳에 엿보이며, 거친 편집과 핸드헬드 촬영과 동시에 인물의 연기에 집중하도록 하는 카메라의 존재감이 강하게 느껴진다. 베니스영화제 신인연기자상에 빛나는 이실드 르 베스코의 연기 또한 돋보인다. (이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