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배우, 같은 설정의 이야기가 1부 ‘그때는맞고지금은틀리다’와 2부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라는 소제목 아래 펼쳐진다. 영화감독 함춘수는 관객과의 대화를 위해 수원을 방문한다. 상영 전날 수원의 이곳저곳을 구경하던 함춘수는 희정이라는 여자를 만나 커피 한잔을 사겠다고 꼬신다. 커피를 마시고 희정의 작업실에 찾아가 희정이 그린 그림을 보고 함께 술을 마신다. 술에 취한 채로 둘은 희정이 아는 언니가 주최한 술자리에 함께 간다. 그곳에서 함춘수가 유부남이라는 사실이 드러나자 함춘수에 대한 희정의 관심이 급속히 식는다. 2부 역시 1부와 거의 같은 이야기이나 대사의 순서, 내용, 촬영 각도, 상황 설정 등이 미세하게 다르다. 홍상수 감독은 전에도 두 이야기가 겹치는 영화를 만든 적 있는데 ‘지금’과 ‘그때’라는 시제를 제목에 달고 있지만 과거와 현재로 구분되는 이야기는 아니다. 그저 디테일이 달라질 때 결과도 달라질 뿐이다. (남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