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뭄의 고통으로 신음하는 이란 남부의 어느 곳. 어린 소년이 잃어버린 부모를 찾아나선다. 굶주림에 시달리던 마을사람들은 형편이 나은 곳으로 피난을 떠나는데, 부모를 찾지 못해 절망에 빠져있던 소년이 이 사람들의 무리에 끼어들게 된다. <물, 바람, 먼지>는 <달리는 아이들> 에 이어 또 다시 낭트영화제 그랑프리를 차지하며 평단의 찬사를 받은 작품이다. 세 가지 자연의 요소를 제목으로 삼은 이 영화는, 동부 이란의 바짝 마른 대평원 한복판을 배경으로 바람과 먼지를 질릴 정도로 많이 보여주지만, 물에 대해서는 전혀 이야기하지 않는다. 폭발적이라고 표현해야 마땅할 마지막 장면 전까지는 말이다. 형식적으로 <물, 바람, 먼지>는 더럽고 못이 박인 손에 바쳐진 경향시라고 할 수 있다. 이 작품에는 내러티브도 없을 뿐더러, 전통적인 캐릭터의 발전이라고 할 만한 것도 그다지 없다. 그저 사막, 그리고 또 사막이 있을 뿐이다. 마지막 장면 은 안도감을 느끼게 하지만, 비평가들이 지적하듯이, 그것은 그저 환각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그 격렬한 고통은 계속되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