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드 앵글
심부름어린 남매 주희와 성준이 엄마의 심부름으로 이곳저곳을 다닌다. 문방구에서 시작해 슈퍼와 철물점으로 이어지는 그들의 작은 여정에 차츰 싸한 기운이 더해진다. 수상쩍은 구매 리스트, 내내 투닥대는 남매, 거대한 이야기를 품은 최소의 플롯. (강소원)
와이드 앵글
그래도, 화이팅!출산을 앞두고 있는 준석과 소라 부부의 주말 아침은 분주하다. 주중엔 직장에, 주말엔 배달 일에 나서는 준석은 지친 기색 하나 없이 흥이 넘친다. 캐릭터의 개성과 미묘한 유머, 이들 커플의 절묘한 합으로 빼곡히 채워진 가난하고 유쾌한 부부의 어떤 하루. (강소원)
와이드 앵글
장갑을 사러피아노를 가르치는 인경은 연인의 일본 발령 소식에 일본어 학원을 다니기 시작한다. 일본어를 왜 배우는지 스스로 대답을 찾지 못한 채 그의 출국일이 다가온다. 그녀는 답을 찾게 될까? 딱히 드라마랄 것도 없이 고요하게 감정의 축조를 쌓아 올리는데, 그 기운이 예사롭지 않다. (강소원)
한국영화의 오늘
절해고도절해고도.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의 외딴 섬'이라는 뜻을 지닌 제목은 삶의 표류와 고독, 혹은 미지를 담담한 자태로 그려내는 이 영화의 성찰적인 정서와 지극히 잘 어울린다. 윤철(박종환)은 조각가이지만 주로 인테리어 일을 하면서 생활을 유지한다. 그는 이혼한 아빠인데, 딸 지나(이연)는 아빠를 닮아 미술에...
아시아영화의 창
바다의 깊은 곳좋은 교육을 받고 언론인으로서 괜찮은 직장에 다니는 미툴. 어느 날 할머니가 돌아가시면서 대대로 살아온 오래된 집에 혼자 살게 된 그녀를 향한 주변의 시선은 따뜻하지만은 않다. 식당에 가든 집에서 요리를 하든, 혼밥을 하는 그녀는 사실은 직업과는 어울리지 않게 세상에 대해 별 관심이 없다. 대형 테러 사건, 쓰나미와 같은...
한국영화의 오늘
초록밤영화가 시작되면 ′초록밤′이라는 초록의 제목이 커다란 크기로 화면을 한가득 채운다. 멋진 디자인이다. 이 영화에 대한 신뢰는 이 순간에 이미 결정된다. 사각의 프레임 안을 어떻게 채우고 비울 것인가 하는 문제에 있어서 <초록밤>은 과감하면서도 유려하다. 초록은 이 영화의 운명의 색이다. 아파트 야간 경비원으로 ...
뉴 커런츠
복사기대학 신입생 수르는 연극동아리에서 웹디자인을 맡고 있다. 준비한 초연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고 파티에 초대된다. 신나는 음악과 즐거운 분위기에 취하지만 어느새 정신을 차려보니 중요한 장학금 심사면접에 늦을 정도로 늦잠을 자버린다. 그녀는 단지 술에 취해 기억을 잃은 것일까, 아니면 누군가가 의도한 함정에 빠진 것일까? 단 ...
와이드 앵글
루치오를 위하여<마틴 에덴>(2019)과 함께 가장 중요한 이탈리아 감독 중 하나로 자리매김한 피에트로 마르첼로 감독의 다큐멘터리. 루치오 달라(1943-2012)는 오페라 가수 파바로티가 불러 유명해진 「카루소」의 작사 작곡가일 뿐 아니라 아마추어 재즈 연구가, 또한 70년대 이탈리아 사회주의에 가까운 민중가수이기도 하다. 세계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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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워 오브 도그1925년, 필과 조지 형제는 미국 몬타나에서 대규모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어느 날, 과부인 로즈가 운영하고 있는 레스토랑에서 식사를 하게 된 필과 농장 일꾼들은 숫기 없는 로즈의 아들 피터를 조롱하게 된다. 한편 로즈에게 연민의 정을 품고 있던 조지는 그녀에게 청혼을 하고, 로즈와 피터를 집으로 들여오게 되지만 이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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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의 손페데리코 펠리니의 <아마코드>(1973)를 반추하게 만드는 파올로 소렌티노의 신작 <신의 손>은 그의 전작들과 확연하게 다르다. 축구의 전설 마라도나가 SSC 나폴리단으로 이적할 것이라는 풍문으로 도시 전체는 예수의 강림이라도 기다리는 듯 술렁댄다. 첫사랑의 열병을 앓고 있는 파비에토는 평범한 집안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