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초치 감독에게 있어 ‘가족’은 대만 사회의 축소판이고, 삶의 의미를 발견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그래서, 그의 전작들은 늘 ‘가족’문제에 천착해 왔다. <사랑이 찾아올 때> 역시 그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이지만, 전작들에 비해 훨씬 더 깊이 있는 작품이다. 라이춘과 아버지, 그리고 두 명의 어머니, 삼촌, 할아버지는 모두가 다른 세대이다. 따라서, 사고방식도 각기 다르다. 아버지는 가족을 이끄는 가장이지만, 후손을 이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두 명의 아내를 두었다. 첫 번째 아내 역시 그 때문에 남편이 두 번째 아내를 얻는 것을 용인했다. 라이춘은 부모와 거리감을 느끼고, 원치 않는 임신까지 하게 되지만 책임지지 않는 남자친구 때문에 좌절한다. 그리고, 아버지가 쓰러져 입원한 뒤 아버지와 두 명의 어머니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이제, 라이춘도 어른이 되어 가는 것이다. 장초치 감독은 세대간의 갈등은 언제나 존재하지만, 그 갈등이 치유되는 과정에 대해 깊은 관심을 기울인다. 그래서, 모두 출산장면으로 채워진 영화의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김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