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지방의 남사당패 광대 장생은 최고의 동료이자 연인 같은 친구 공길이 양반들의 노리개가 되는 모습을 견디지 못하고, 그와 함께 한양으로 탈출한다. 한양의 새로운 패거리들과 왕을 풍자하던 놀이를 하던 장생 패거리는 궁중 광대패로 기용되는 행운을 누린다. 하지만 정신이 불안정한 왕과 권력 암투에 눈먼 중신들 사이에서 장생 일행은 수렁에 빠져든다. 왕이 공길에게 성적 매혹을 느끼면서 문제는 더욱 복잡해진다. 이 영화에는 네 명의 남자가 등장한다. 왕과 광대, 그리고 그들의 조력자들. 이들의 관계는 각각 권력과 예술의 대립, 연적과의 갈등으로 복잡하게 얽혀있는데, 이준익 감독은 이들의 감정을 직접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연행을 통해 억제된 욕망과 분노를 효과적으로 전한다. <왕의 남자>는 결국 비극적 로맨스의 자질로 관객을 설득한다. 한국적 연행예술의 활력, 애절한 로맨스, 암시된 동성애 등이 어우러져 있으며, 올해 상반기 최고의 흥행성적을 올린 작품(허문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