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아의 형제 뮤지션 카림과 야시르는 공연에서 금지곡을 부르다 위기에 처한다. 5년 뒤, 함부르크에서 여자친구와 행복한 일상을 보내던 카림은 형 야시르가 터키에서 사라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카림은 여자친구의 허락을 받고 친구의 돈을 빌려 형의 행방을 알아내려 길을 나서지만 딱 3일만 다녀오겠다고 했던 그 여정은 계획대로 되지 않는다. 시네마스코프 화면을 아낌없이 활용한 미장센과 유려한 편집의 리듬감이 돋보이는 수작.
TV시리즈를 주로 만들었던 란다 차후드 감독은 첫번째 장편에서 서사와 감정, 그리고 음악과 풍경을 능숙하게 연결해내고 있다. 원치 않게 전장에 던져진 한 청년을 통해 군대라는 조직이 가진 억압성과 폭력성 또한 명확하게 짚고 있는 시의적절한 영화다. 안온한 독일의 풍경과 카림이 던져진 황폐한 전장이 대조되며 교차할 때, 중동의 비극이 먼 곳에서 벌어지는 뉴스의 한 토막을 넘어 바로 우리의 일상마저 잠식하는 현실임을 생생히 그려낸다. 삽입된 노래들이 감정을 고조시키는 출중한 음악영화이기도 하다. (김경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