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펭귄 – 위대한 모험>의 뤽 자케 감독이 남극으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탐험가이자 기후변화 연구의 실마리를 제공한 과학자, 클로드 로리우스의 초상화와 함께. 로리우스는 평생을 빙하연구에 바친 프랑스인으로, 지구온난화의 주범이 바로 CO2임을 일찍이 밝혀낸 장본인이다. 감독은 그가 젊은 시절 처음으로 빙하연구에 입문한 이래, 살을 에는 극한의 추위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수차례 관련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과정을 아카이브자료와 더불어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역사적 가치를 띠는 자료화면들은 현재 백발의 노인이 된 채 장엄한 빙하에 둘러싸여 사색하는 그의 모습과 번갈아 제시된다. 그래서인지 빙하는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으로 다가온다. 세상 깊이 숨겨진 비밀을 찾아 헌신한 한 인간의 여정을 보여주는 수작으로, 과학자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크게 어필함은 물론, 인류사의 발전과 함께해온 과학자들의 희생과 기여를 되새겨보게 한다. 다큐멘터리로서는 처음으로 칸영화제 폐막작으로 상영된 대작으로, 남극을 배경으로 하는 강렬한 비주얼과 그 속의 강렬한 메시지로 빛을 발한다. 환경을 마주한 인류의 책임을 묻는 마지막 질문은 모두의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이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