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 보다>는 현재 중국 사회에서 가장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교육과 지역 격차를 조명하기 위해 전혀 다른 환경에 살고 있는 두 가족의 삶의 조건을 밀착 기록한다. 후난 산골에 살고 있는 부자와 베이징에 살고 있는 모녀가 이 치밀한 인류학적 보고서의 연구 대상이 된다. 밀레니엄 전환기에 태어난 두 가족의 아이, 린솅과 신유안은 자신들이 선택하지 않은 환경에 의해 완전히 다른 삶을 살아간다. 가난하고 무력한 린솅의 아버지는 교육은커녕 아이들을 굶기기까지 한다. 린솅은 후원기금으로 세워진 초등학교에 다녀보지만 적응이 쉽지 않다. 반면 값비싼 사립학교에 다니는 신유안은 어머니가 세워 놓은 계획에 숨이 막힌다. 경제적 격차에 상관없이 두 가족 모두, 부모들은 자식과 소통하고 애정을 주는 것에 서툴고, 선택의 폭이 좁은 자녀들은 혼란스럽고 행복하지 않다는 데 있어 공통점을 갖는다. 하지만 위기가 닥칠 때 그 타격은 경제적 조건이 열악한 가족에게 훨씬 더 크게 다가온다. 린솅이 아버지에 대한 경멸과 자기 파괴적 분노로 다 죽는 편이 낫다고 말하는 장면은 절대적 빈곤의 단면을 보여준다. (조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