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운 3부작’의 전규환 감독이 작심하고 빚어낸‘ 파격적’ 멜로드라마 그 1탄. 자신의 회사 소속 작가와 연인 관계인 출판사 사장과, 사랑해선 안 되는 아랍청년과 사랑에 빠져드는, 그의 아내를 축으로 진행된다. 언뜻 치정의 삼각관계로 흐를 법도 하나, 영화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과정을 거쳐 충격적 파국으로 치닫는다. 위 멜로드라마 앞에‘ 파격적’이라 붙인 건 그래서다. 영화가 내러티브적으로만 파격적인 게 아니다. 인물들의 관계를 있는 그대로의, 날 것 그대로 제시하는 것도 그렇거니와, 벌거벗은 육체와, 그 벌거벗은 몸들이 벌이는 정사를 보여주는 감독·카메라의 시선이 당혹스러우리만치 당당하다. 그것은 당당함과 적나라함을 넘어 솔직함·정직함·자연스러움을 지향한다. 불륜을 바라보는 관점도 마찬가지다. 불륜 당사자들을 연기하는 윤동환과 신예안의 정사에서 음란은커녕 일말의 선정성조차 느껴지지 않는 건 그 자연스러움 때문일 터. 소설가 박범신 선생의 카메오 출연도 자연스럽다. 이래저래 흥미진진한, 파격의 멜로드라마다. (전찬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