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추운 겨울, 시한부 선고를 받은 희태. 10년 전 헤어진 아내가 보낸 편지 한 통을 받는다. 아내는 아들 민상의 안정된 생활을 위해 아들의 이름이 희태의 호적에 들어가길 원한다. 태어나기 전 헤어져 얼굴도 모르는 아들을 죽기 전에 보고 싶은 희태. 희태는 민상과 2박 3일 산속 희태의 집에서 보내는 조건으로 아내의 부탁을 받아들인다. 태어나서 처음 아버지를 만난 민상은 희태뿐만 아니라 산속 희태의 집도 어색하고 불편하다. 하지만 민상은 희태의 집에서 생활하며 산이라는 공간에 흥미를 갖기 시작하고 어색했던 희태에게 왠지 모를 친밀감을 느낀다. <밤빛>은 영화 속에 등장하는 산속 생활처럼 조용하고 쓸쓸한 영화다. 희태의 삶은 산에서 약초를 캐고 가끔 읍내에 나가 약초를 파는 것이 전부다. 담담히 죽음을 기다리는 희태에게 아들은 아주 작은 떨림을 준다. 그들의 대화는 서로의 삶을 온전히 이해할 만큼 자주 오가지 않지만 서로를 아끼는 마음만은 은밀하게 전달된다. (남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