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습장애를 지닌 열다섯 살 리차드는 한 곳에 정착하고 싶어하지만, 한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는 삐뚤어진 성격의 형 폴리는 계속 떠돌아 다니기만 한다. 현재 머무르고 있는 땅의 주인이 바뀌고 이동식 주택의 전기가 끊어지자 이미 위태로운 그들의 삶은 날로 악화된다. 어느 날 리차드는 새 땅주인의 딸인 열일곱 살 소녀 에나벨에게 넋을 잃고 빠진다. 폴리는 싸구려 순회 놀이공원을 운영하는 이들과 가까워지면서 리차드를 홀로 남겨두고 떠날 생각을 하게 된다. 폴리의 폭력이 날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리차드의 낙관적 가치관은 점점 흔들리기 시작하고, 형에 대한 의리와 그의 생애 첫 친구 애나벨과의 우정 사이에서 번민한다. 드디어 폴리가 리처드를 떠나기로 결심한 날, 필사적으로 만류하는 폴리에게 그 동안 숨겨왔던 충격적인 비밀을 털어 놓는데…. 조 스티븐슨 감독의 장편 데뷔작 <치킨>은 가슴 뭉클한 줄거리와 리차드 역을 맡은 스콧 챔버스의 소름 돋는 연기가 돋보이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