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장기 밀매는 현대의 카니발리즘이다. 흔히 들리는 장기 적출 사건을 소재로 한 대만 누아르 영화로, 고어, 멜로, 가족 드라마가 섞여 마지막까지 거듭되는 반전 속에 감동을 일으킨다. 중년 남자 로닌을 중심으로 가족처럼 함께 생활하는 기독교 공동체는 비둘기 경주 사업을 운영하고 있고, 봉 댄서인 바비는 남자친구가 비둘기 경주로 인해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망연자실한다. 장기 운반자 말라카는 사망한 바비의 남자친구 장기를 꺼낸 후 그녀와 관계를 맺으며 사랑하게 되고, 양 형사는 오랫동안 말라카를 추적하고 있다. 추적 관계에 있거나, 가해자•피해자 관계에 있거나, 사랑하거나 증오하는 관계에 놓인 인물들은 범죄 사슬에 서로 엮인다. 경주용 비둘기는 복잡하고 비정한 도시에 갇혀 사는 사람들을 은유한다. 장기 매매를 놓고 벌이는 범죄와 이 가운데에서도 피어나는 인간적인 선택이 서로 대비되며 이야기는 더욱 극적으로 전개된다. 영화 내내 펼쳐지는 화려한 이미지의 향연 또한 감상의 즐거움을 자극한다. (정민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