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덕 감독의 시나리오로 연출한 작품으로 <영화는 영화다>의 연작처럼 느껴진다. 무명배우가 매니저의 힘을 빌어 스타의 길에 들어선다. 그러나 스타가 되기 위해 감수할 일이 한둘이 아니다. 곳곳에 그를 나락으로 떨어트릴 함정이 존재한다. <배우는 배우다>의 주인공은 연기에 몰입하면 상대배우의 존재가 잘 보이지 않는 오영이란 젊은이다. 연기란 합주여야 한다는 기본을 무시하는 청년이지만 그런 만큼 성공에 대한 욕심은 강하다. 그의 앞에 나타난 매니저는 연예계의 생존법을 잘 아는 인물로 오영이 정상의 자리에 오를 때까지 함께 한다. 하지만 스타가 되는 것보다 어려운 것이 스타의 자리를 유지하는 것. 오영의 주위에 폭력을 써서 무리한 요구를 하는 사람들이 모여들고 오영 자신도 허영에 취해 정신을 못 차린다. 연예계의 허상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배우는 배우다>는 김기덕 영화의 시나리오로 출발한 영화지만 신연식 감독의 손길이 더 두드러진다. 신연식 감독은 재촬영을 통해 김기덕의 시나리오에서 벗어나서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냈다고 한다. 연극무대와 현실을 교차 편집한 장면이 오영의 심리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남동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