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로 인생을 이야기하고, 역사와 철학을 이야기하는 다큐멘터리. 중국 산동성의 지난 태생으로 23살까지 그 곳에서 살면서 산동의 전통요리를 배운 일본인 하츠에 사토는 이후 도쿄로 건너가 지금까지 남편과 함께 중국식당을 운영해 오고 있다. 문학혁명 이후 모든 중국의 전통문화가 파괴될 때 산동요리와 전통 역시 파괴되었고, 이제 하츠에는 그 전통을 고수하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다. 1990년 이후 산동성이 그녀의 가치를 인정하고 매년 그녀를 초청하여 산동요리 강좌를 열고 있지만, 이미 너무나 변해 버린 산동요리에 익숙해진 산동 사람들은 그녀의 전통요리를 잘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전통을 지키려는 하츠에의 신념은 변화의 불가피성을 주장하는 산동의 요리사들과 자주 충동을 일으키며, 리잉 감독은 산동요리가 변화하게 된 역사적 배경에 대해서 서술하면서 그 갈등을 객관적으로 담아내고 있다. 결국 하츠에의 갈등은 단순한 돈통과 변화의 문제가 아니라, 격동기의 역사를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이기도 하다. 아울러 지난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그녀의 바람은 부부로서 오랜 세월을 같이해 왔던 남편과 가족들과의 갈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러나 그러한 갈등에도 불구하고 산동의 전통요리를 지키면서 쌓아 왔던 그네들의 신회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그래서 리잉은 요리를 통한 하츠에의 신념과 믿음, 그리고 사랑을 삶에 있어서 변하지 말아야 할 중요한 가치고 그리고 있다. (김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