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간 남짓한 러닝 타임 속에 네 편의 단편을 담은 ‘단편’이란 제목의 영화. ‘단편’이라는 영화의 제목도 그렇지만, 이 작품은 감독이 없는 불가사이한 영화란 점에서 참으로 특이하다. 영화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누구나 한 번쯤 생각해 보는 ‘만약 영화에서 연출을 담당하는 감독이 없다면…?’이란 소박한 질문에서 출발한 일종의 놀이 같은 영화 만들기. 다큐멘터리적 터치로 묘사로 네 편의 이야기 속에는 영화 제작의 현장에서 활동하는 영화인과 연기자들이 만들어 내는 가볍고도 섬세한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이 숨어 있다. 연기자와 기술 파트란 틀에 박힌 역할 분담의 제작 시스템을 넘어선 그 곳에는 ‘자유’라는 차원의 제약 없는 표현수단과 스타일이 존재한다. (양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