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 홍콩은 화려하지만 때로 젊은이들에게는 사막과 같기도 하다. 이 작품은 자신의 미래에 대해 무관심하거나 무지한, 또는 전혀 미래가 없다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단 하룻동안에 여주인공 미미가 겪고 만나는 일과 사람들은 고독한 그녀에게 위안이 되지 못한다. 오히려, 자신의 주위가 얼마나 삭막한지를 절실히 깨달을 뿐이다. 그리고 단지 엄마의 품을 연상시키는 달빛만이 그녀에게 위안이 된다. 감독 창와이헝은 미미를 중심으로 사막과도 같은 홍콩을, 그리고 그 속에 사는 사람들은 찬찬히 들여다본다. 가족 관계는 서서히 해체되어가고 동, 서양 문화는 충돌을 일으킬 뿐이며 사랑은 물질에 의해 좌우된다. 기성세대와 단절된 홍콩의 젊은이들은 다른 문제가 아닌 바로 자신의 문제 때문에 힘들어 하며, 홍콩의 하루는 젊은이들의 소외와 고독을 묻어둔 채 깊어 간다. 이처럼 창와이헝은 이 작품에서 커뮤니케이션이 단절된 홍콩의 젊은이들을 안타까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홍콩의 저명한 영화 평론가이며 시나리오 작가인 창와이헝은 <폴리스 스토리 2>와 같은 대중적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면서도 독립 영화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고 있었고, 이 작품은 이러한 관심과 노력 덕분에 홍콩예술발전국(香港藝術發展局)으로부터 제작비를 지원 받아 만들어진 그의 데뷔작이다. (김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