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시네마
비탄의 정글고대 마야 왕국의 전설이 살아있는 멕시코의 정글 속 고무 농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은 우연히 신비스러운 여성을 구출하게 된다. 아그네스는 백인 농장주와의 결혼을 피해 도망쳤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를 바라보는 노동자들의 눈에는 열기와 욕망이 차오르고, 무법지대 정글 속에서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은 구원이 아닌 약탈일 뿐이...
한국영화의 오늘
어른들은 몰라요논쟁적인 데뷔작 <박화영>을 선보였던 이환 감독은 같은 방식으로 한 걸음 더 나아가 두 번째 장편 <어른들은 몰라요>를 만들었다. 어쩌면 관심과 주목도 만큼이나 논쟁과 논란도 이 영화의 몫이겠다. <박화영>에서 주인공 박화영의 강력한 적수였던 세진이 <어른들은 몰라요>의 주인공으로 돌아왔으며 전작과 마찬가지로 배우 이유미...
아시아영화의 창
몽중인시나리오작가 렉트라는 한때는 가장 촉망받는 최고의 작가로 인정받으며 승승장구했었다. 언제든 원하는 일을 할 수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자 점차 영화에 대한 재능과 애정 모두 사그라드는 듯하다. 베드신이 들어간 저예산 호러영화나 만드는 것이 더 윤택한 삶을 보장할 것 같다는 생각까지 하게 된다. 슬럼프를 극복하기 위해 여자친...
아이콘
미나마타 만다라1940년대 초, 미나마타 사람들에게 이상한 신체적 징후가 나타나기 시작한다. 사지에 경련이 일고 혀가 굳어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하는 사람들. 정부는 몸의 모든 감각체계가 무너진 이들을 가짜 환자 취급하다가 결국은 ‘정치적으로 해결’ 했다. <미나마타 만다라>는 그 정치적 해결에 반기를 드는 것으로 시작한다. 20여년...
갈라 프레젠테이션
미나리희망을 찾아 미국 이민을 선택한 어느 한국 가족의 삶을 그린 영화로 2020년 선댄스영화제 드라마틱 경쟁부문 심사위원 대상과 관객상을 받았다. 스티븐 연, 한예리, 윤여정 등 세 배우 뿐아니라 아역 배우까지 관객의 마음을 움직이는 연기를 선보이며, 리 아이작 정 감독은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에 올랐던 데뷔작 <문유랑가...
아시아영화의 창
위험한 등반히말라야를 등반하는 일행에 마흔 가량의 여성 마야와 이십 대 남성 아카시가 합류한다. 마야와 아카시는 SNS 친구사이로, 둘 사이에는 로맨스의 기운이 감돈다. 처음부터 마야를 눈 여겨 보던 한 남성이 이 관계에 끼어들면서, 이들의 위험한 등반이 시작된다. <섹시 두르가>(2017)로 로테르담영화제 타이거상을 수상하고 <촐...
개폐막작
칠중주: 홍콩 이야기이름만 들어도 영화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홍콩의 전설적인 감독 7명이 ‘홍콩’을 주제로 한 옴니버스영화를 만들었다. 조니 토 감독이 프로듀싱을 맡고, 1950년대부터 근 미래까지의 시간을 배경으로 각 감독들이 10여 분 남짓으로 만든 홍콩에 대한 애정 어린 송가 일곱 편을 모아 한 편의 영화로 완성했다. 홍금보는 <수...
뉴 커런츠
휴가중년의 해고 노동자 재복은 얼마 전 해고 무효 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 더 싸울 여력도 여지도 없어진 그와 동료들은 추운 텐트에 앉아 망연 자실하다가 우리라고 휴가를 못 갈 건 무엇이냐며 세상에서 가장 이상한 휴가를 떠난다. 집으로 돌아왔지만 딸들은 무력한 아버지 재복을 반기지 않고 재복도 그만큼 더 미안하다. 큰 딸이 ...
한국영화의 오늘
태어나길 잘했어어린 나이의 춘희는 부모님을 잃고 홀로 되었다. 그녀는 여린 십 대 소녀일 뿐이니 친척집에 얹혀사는 눈칫밥의 일상이 쉬울 리 없다. 게다가 춘희의 다한증은 그녀를 더 주눅 들게 한다. 하지만 어른이 된 춘희는 씩씩하고 명랑하게 성장해 있다. 좋아하는 사람도 생겼고 그 사람도 춘희를 좋아한다. 어느 날 마을 길 한쪽을 걷던...
와이드 앵글
니얼굴양평의 문호리 프리마켓에서 사람들의 캐리커처를 그려주는 은혜씨. 그녀에게는 발달장애(다운증후군)가 있지만 그건 열정적인 ‘니얼굴’ 작가에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은혜씨는 차가운 날씨 속에서도 손이 트도록 캐리커처를 그리며 자신만의 시선으로 이천 명이 넘는 사람들의 얼굴을 작품에 담아 온 근면한 작가다. 그리고 <니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