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바라사, 제 3의 성]은 13살 소녀의 성장담이자 자신의 성정체성을 찾고자 하는 트랜스 젠더의 이야기이다. 부유한 인도 가정의 13살 소녀 스웨타는 어느 날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하게 된다. 삼촌이 여장을 하고 매일 밤 어디론가 사라지는 것이다. 그 사실을 부모님에게 말할까 망설이는 사이에 부모님은 여행을 떠나고 삼촌도 사라졌다. 부모님이 돌아오시기 전에 삼촌을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 스웨타도 길을 나선다. 영화는 이 이야기에 인도의 신화 모티브와 전통 축제를 덧붙여 놓았다. 신화의 세계가 현실 속에 환상 신으로 부단히 개입되면서 독특한 색채를 발현하기 시작한 영화는 트랜스젠더들의 미인대회 쿠바감 축제로 정점에 이른다. 실제 트랜스젠더들이 등장하는 이 축제는 다큐멘터리의 사실성에 신화의 환상성이 더해진 인도의 전통축제다. 그것은 신화 속의 희생물 아라반과 결혼하여 미망인이 됨으로써 여성으로 살아갈 힘을 얻게 되는 트랜스젠더들의 제례의식이다. 현대적인 생활환경을 영위하는 인도인들이 제3의 성에 대해 관용을 갖게 되는 이 과정은 물질의 근대화에는 근대화된 가치관 또한 따라야 한다는 점을 환기시키고 있다. 점프컷과 급격한 줌을 동반한 빠른 편집 속에 다채로운 색채로 표현된 경쾌한 이야기는 가장 인도적인 것 안에서 가장 관용적이며 현대적인 것을 찾아낸다. 거기에 몇 곡의 노래와 춤 또한 빠트리지 않았다. 강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