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바얀: 민중들의 행진>은 제작 초기부터 영화계의 주목을 받았던 프로젝트였는데, 현재 필리핀 영화계를 대표하는 3명의 감독이 처음으로 함께 작업한다는 의미가 컸기 때문일 것이다. 리노 브로카와 이스마엘 베르날, 그리고 마이크 데 레온과 치토 S. 로뇨를 거치며 이어오던 필리핀 영화계는 최근 브릴얀테 멘도사와 라브 디아즈, 그리고 키들랏 타히믹 세 감독이 각자의 색깔과 스타일, 그리고 작업방식으로 일가를 이루며 필리핀 영화계를 주도하고 있다. 2016년 <떠나간 여인>으로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거장의 반열에 오른 라브 디아즈는 흑백으로 촬영한 <부정한>이라 제목의 에피소드에서 라브 디아즈 스타일을 여전히 보여준다. 필리핀 최초 칸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 브릴얀테 멘도사는 왕성한 창작력과 함께 자신의 작업실에서 젊은 영화인들을 위한 워크숍과 공동작업을 통해 젊은 영화인의 배출에 전력을 다하며 ‘멘도사’사단을 만들어가고 있는데, <포커스 아웃>에서 시위에 나선 민중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저널리스트를 따라간다. 필리핀대안영화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키들랏 타히믹은 자신의 아들이 출연하는 <카분얀의 스케치>를 통해 카분얀이라는 필리핀 최고의 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된다. (김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