썩어가는 인간성과 공동체에 대해 정면으로 질문하는 스릴러. 축제를 앞둔 필리핀의 작은 마을. 네일숍에서 일하다가 미국인 남편 제이슨을 만나 아이 셋을 낳고 살던 루나가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다. 이웃집에 사는 루나의 이모는 피 묻은 침대 시트를 세탁하는 제이슨을 보고 그가 루나를 살해한 것이 아닌가 의심하기 시작하고, 입을 다문 아이들을 보며 뭔가 잘못되었음을 확신한다. 제이슨이 아이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떠나려 한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루나가 다른 필리핀 남자와 바람을 피웠다는 증거가 발견된다. 마을 사람들조차 점차 제이슨이 루나를 살해했을 것이라는 의혹에 동의하지만, 그 누구도 쉽게 이 일에 간섭하려 하지 않는다. 한편 루나의 동의 없이는 합법적으로 막내딸을 미국으로 데려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된 제이슨은 좌절하는데…. 여러 TV 시리즈의 작가로 활동하며 실력을 쌓아온 소니 칼벤토의 장편영화 데뷔작은 무너지는 신뢰와 인간관계의 원인이 무엇인지 관객에게 묻는다. (박성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