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이모의 ‘포스트모던 라이프’이지만, 그것은 ‘프리모던 라이프’의 역설적 표현이다. 중년의 예 루탕이 남편과 헤어진 뒤, 대도시 상하이에서 그 어느 것으로부터도 구속 받지 않는 그야말로 모던 라이프를 누리다가 전남편이 사는 안샨으로 다시 내려간다는 줄거리 때문에 ‘포스트모던 라이프’라는 제목을 붙였지만, 그녀는 상하이에서나 안샨에서나 변함없는 ‘프리 모던 라이프’를 살고 있었다. 그녀의 호의를 배신하는 사람들, 즉 조카인 콴콴이나 중년 남자 판 지창, 자해공갈을 일삼는 진 용후아, 그리고 딸 다판에 이르기까지 그들은 모두가 가해자이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각각의 사연, 즉 예 루탕을 속일 수밖에 없는 사연은 예 루탕을 절망시키면서도 연민의 정을 느끼게 한다. 안 휘는 삶의 양식이 어떻게 변하든지간에 변하지 말아야 할 것은 사람 사이의 관계이며, 그것이야말로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절대 조건임을 이야기한다. (김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