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다른 세계에 사는 사람들이 서로에게 위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 주는 영화. 감독 수디르 미슈라에게는 가능한 일이다. 투자 상담사인 아만 카푸르는 폭우가 쏟아지던 어느 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차가 고장 나 한적한 길거리에서 수리공이 오기를 기다린다. 거기서 거리의 여자인 차멜리를 만나게 되고, 처음에는 가볍게 시작했던 대화가 점차 자신의 내면을 드러내는 이야기로까지 발전한다. 그러나, 차멜리는 자신을 괴롭히는 건달 우스만을 만나게 되고, 카푸르는 우여곡절끝에 그녀를 구해준다. 그런데, 그 이후 카푸르의 삶은 바뀐다. 자신의 운전 부주의 때문에 아내와 뱃속의 아이까지 잃어버렸던 비극적 사건 때문에 세상을 원망하고 살았던 삶에 긍정적인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수디르 미슈라는 두 사람의 대화가 그들 자신이 ‘서로 다른 세계에 살고 있음’을 깨닫지만, 궁극적으로는 전혀 다르지 않은 인격체임을 깨닫게 되는 과정에 이야기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삶이란 때로 전혀 다른 세계와의 만남을 통하여 희망을 발견하곤 하는 것이다. 수디르 미슈라는 대화 장면을 통해 그러한 주제를 진지하게 이끌어 가지만, 그 사이에 차멜리의 노래와 춤을 끼워 넣는다. 발리우드영화의 형식에 한 발을 들여 놓으면서 자신의 스타일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김지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