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로맨틱 코미디 <7번째 집>은 작년 <친타에게 무슨 일이?>로 부산국재영화제에 소개된 루디 소자르워 감독의 신작이다. 어릴 적부터 친구인 별자리 신봉자 린탕과 해몽책을 끼고 사는 카크라는 현재 비디오 가게 동업자다. 24살 생일까지 7번째 별자리의 황소자리 남자를 만나지 않으면 노처녀로 늙어 죽올지도 모른다며 남자사냥에 열을 올리는 여자 린탕과 파티에서 뒷모습만 보여지는 여자에 관한 꿈을 반복적으로 꾸면서 그녀가 자신의 이상형 이라고 믿는 남자 카크라는 이제 막 제각기 연애를 시작했다. 그렇지만 이건 뭔가 잘못됐다. 너무 상투적이거나 너무 유치한 그들의 연인들은 이상적인 사랑을 꿈꾸는 그들의 낭만적인 연애관을 채워 주기엔 턱없이 부족한 탓이다. 그 후 이어지는 이야기는 상상한 그대로다. 말 그대로 등잔밑이 어두웠던 그들은 자신들의 속내를 인터뷰 형식으로 드러낸다. 그들의 이야기에 감정적으로 동 참하기는 쉽지 않지만 삶은 미스테리로 가득하다는 말만은 기꺼이 동의할 수 있을 것이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드문 인도네시아 상업 영화계 안에서 루디 소자르워의 발걸음은 장르의 관습을 충실히 따르는 듯이 보이지만 그 보폭 만은 크고 빠르다. 시종일관 스윙 재즈가 흐르는 가운데 디지털 카메라로 잡아낸 두 남녀의 감정적인 밀고 당김이 가볍고 경쾌한 영화. (강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