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날의 동화>, <유리의 성>을 만들었던 마블 청의 신작. 문제아 마이클은 아버지의 요구로 중국에 잠시 유학을 간다. 물론 공부할 리 만무하고 그 곳에서 우연히 록 밴드에 들어가 그들과 함께 중국을 돌면서 밴드생활을 하게 된다. 전작들에서 잔잔한 사랑 이야기를 보여 줬던 마블 청이 이번에 주목하는 것은 현대 중국 젊은이들의 삶과 사랑이다. 영화는 로드의 음악에 대한 열정, 좌절, 로드의 여자친구인 양잉의 헌신적인 사랑, 그리고 인터뷰 형식을 빌려 멤버들이 직접 자신의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축으로 구성된다. 여느 청년세대가 더군다나 음악을 한다면 더욱더 그러하듯 중국의 젊은이라고 해서 이들의 삶이 그리 녹녹하진 않지만 감독은 이들의 모습을 따뜻하게 그려 낸다. 그들은 다른 어떤 나라의 젊은이들과 다르지 않으며 오히려 자신의 삶과 열정에 더욱더 천착한 모습을 보인다. 마이클은 그들과의 여행을 통해서 뒤틀렸던 자신과 화해하기 시작한다. 음악, 골 깊은 아버지와의 화해. 이 영화의 커다란 재미는 중국식 록 음악을 또 한 번 접할 기회를 갖는다는 점이다. 밴드를 소재로 한 만큼 사운드는 중요해 보이는데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성공한 듯하다. 중국식 록 버전으로 편곡되어 불려지는 ‘인터내셔날가’와 마지막 엔딩의 노래는 이 영화를 빛내 주는 요소 중의 하나. (손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