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성마비 장애인 정재완은 거리에서 팽이와 잡동사니를 팔며 평범한 하루를 보낸다. 외로움과 경제적인 곤란 때문에 그의 삶은 힘겹다. 그는 자신의 처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혼자 여행을 떠나고, 시장에서 평범한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가를 관찰하며, 다른 세계를 접하기 위해 인사동의 화랑을 찾아 그림을 구경하곤 한다. 그는 고립에서 벗어나 세상 속으로 다시 돌아오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전개한다. <풍경>은 얼핏 보면 장애인의 삶을 사회적인 시각에서 묘사하는 휴먼 다큐멘터리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다큐멘터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런 관습적인 방식의 기록을 벗어나려는 시도다. 의도적인 시선을 배제하면서 감독은 뇌성마비 장애인의 4년간의 삶을 마치 풍경을 바라보듯 관조한다. 카메라는 그가 움직일 때 따라 움직이고, 그가 세상을 바라볼 때 마찬가지로 세상을 쳐다본다. 여기에 또한 그를 바라보는 세상의 시선이 개입한다. 그의 삶은 우리를 둘러싼 또 하나의 풍경이다. (김성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