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에 관한 명상과 몽상을 담은 시네포엠. 늑대의 울음소리와 같은 이질적인 사운드와 파편화되고 불연속적인 움직임을 통해 충돌의 몽타쥬를 만들어낸다.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화면의 이어놓음은 때때로 깜짝 놀랄만한 이미지를 부여하기도 하는데, 현학적인 주제가 접근을 어렵게 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태양을 향하는 손의 반복되는 이미지를 통해 마치 천지창조의 장면들을 연상시키며 주제의 윤곽들을 서서히 드러낸다. 그것은 인간의 근원과 태초에 관한 질문이며, 영화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이미지의 세계를 통해 자유롭게 넘나든다. 저 일그러진 태양빛을 머금고, 그 안에 담긴 신비로운 손의 영상을 떠올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