겉보기에도 도망중인 게 분명한 젊은 연인 링고와 이나코는 링고의 오랜 대학 친구의 집에서 하룻밤 묵기를 청한다. 하룻밤 동안 그들은 두번 사랑을 나누고 (이나코는 링고의 폭력에 길들여져 있는 듯하다.) 그들의 과거에 있었던 사건을 바탕으로 두 편의 역할놀이를 하는데 여기서는 링고가 여자역, 이나코가 링고역을 하도록 성역할을 바꾼다. 밤중에 식중독으로 쓰러진 링고는 영화 속에서 갱이 되는 꿈을 꾼다. 잠에서 깬 그는 카메라 앞에 앉아 그들이 현재에까지 이르게 된 소름끼치는 사건에 대해 독백을 하기 시작하는데... 나가사키 감독은 오랫동안 병원에 입원한 후 이 영화를 만들었고 (그는 거리에서 영화를 촬영하던 도중 오토바이 사고로 거의 죽을 뻔했다.) 작품의 대담한 주제와 형식은 영화를 일탈의 한계까지 끌고가려는 새로운 욕망을 반영하고 있다. 두 젊은 주연배우는 지금은 더 유명해졌는데, (두 배우 모두 지난해의 부산국제영화제에서도 소개된 바 있는데 , 무로이는 <전국노래자랑>, 나이토는 <사후>를 통해 선보인 바 있다), 이 영화에서 보여준 그들의 발랄한 연기는 활기차고 거침이 없다. 그들의 연기에 힘입어 나가사키는 이 영화를 잔인하고 충격적이고 심지어 소름끼기까지 하지만 결국에는 사랑을 이야기 하는 러브 스토리로 만들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