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서 하늘까지>, <본 투 킬>과 같은 정통 멜로 액션 드라마를 꾸준히 만들어온 장현수 감독의 작품이다. 하병무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이 작품은 의남매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이야기를 담았다. 은혜와 함께 가난한 삶을 꾸려나가던 혁수는 암흑가의 신예로 떠오른다. 서로 피가 다른 둘은 사랑하지만 남매의 관계를 유지한다. 조직을 대신해 감옥에 들어간 혁수. 은혜는 그를 풀어주기 위해 평소 자신을 쫓아다니던 철민과 결혼한다. 둘이 남매 사이가 아님을 알게 된 철민은 아내를 의심하고 구타하기 시작한다. 은혜의 행복을 바라던 혁수는 철민에게 경고하지만 상황은 점점 어렵게 된다. 다틈 끝에 철민을 살해한 은혜. 혁수는 그녀를 위해 대신 처형당하는 길을 선택한다. 감독은 고집스러울 정도로 장르적인 관습을 지켜나간다. 다분히 신파적인 요소와 고전적인 이야기의 구조가 90년대 후반에 어떤 감수성으로 이야기될지는 의문이지만, 매번 유사한장르를 확대 재생산하는 장현수 감독의 일관된 스타일은 그를 독특한 존재로 부각시킨다. 감독의 집착과 분위기를 돋우기 위한 사실적인 화면구성. 그리고 액션을 구성하는 단단한 짜임새가 어울려 묘한 장르 영화로 만들어 놓았다. 그것이 한국적 정서에 걸맞는 장르 영화를 완성해 나가기 위한 과도기적 작품이라고 할지라도. (이상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