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시네마
포큐파인 호수어린아이와 청소년 사이 어딘가를 지나고 있는 열세 살의 비는 자신에게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 썩 마음에 들지 않는다. 특히 이혼을 눈앞에 둔 부모님을 볼 때면 더욱 그렇다. 비의 여름은 늘 그랬듯이 외로움 속에서 시작되는 듯했지만, 곧 직선적이고 활기찬 또래 소녀 케이트를 만나게 된다. 비와 케이트는 정반대의 성격을 지녔지...
와이드 앵글
뉴욕 라이브러리에서<뉴욕 라이브러리에서>는 세계 최고의 지식 기관의 내부를 드러내 개방된 장소이자 문화 교류와 배움의 장으로서 도서관이 갖는 의미를 보여준다. 맨하탄, 브롱크스섬과 스태튼섬 전역에 걸쳐 모두 92개의 분점을 두고 있는 뉴욕공립도서관은 이 다면적인 코스모폴리탄 도시와 그 너머에 존재하는 모든 주민에게 지식의 창고 역할을 한다...
월드 시네마
러브리스젊은 중산층 부부인 제냐와 보리스는 지금 이혼 절차를 밟는 중이다. 산산 조각나버린 결혼을 뒤로하려는 다른 부부들과 마찬가지로 이 두 사람에게도 과거는 하루빨리 거둬내고 싶은 인생의 찌꺼기일 뿐이다. 서로에게 증오밖에 남지 않은 두 사람에게 열두 살난 아들 알료샤는 관심거리조차 되지 못한다. 그러나 부부의 다툼을 목격한 ...
월드 시네마
젠틀 크리처러시아 교외의 작은 마을에서 홀로 살아가는 한 여인이 있다. 시베리아 감옥에 수감된 남편에게 보낸 소포가 계속 반송되지만, 그녀는 도무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다. 그 이유를 알아내기 위해 먼 여정을 거쳐 감옥이 있는 마을에 도착하지만, 그곳에서도 그녀는 아무 설명을 듣지 못한다. 마치 작은 요새 와도 같은 이 마을에서 ...
월드 시네마
어디로 가십니까24시간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택시를 탄 많은 이들의 운명이 서로 충돌하고 서로에게 영향을 주고받는다. 이들은 모두 혼란스러운 불가리아 사회의 몰락에 희생당한 피해자다. 감독의 카메라는 소피아시 거리를 따라가며 택시기사들과 손님들의 시선으로 관객을 안내한다. 그리고 우리가 내리는 결정 하나하나가 타인에게 파급 효과를 미친...
플래시 포워드
바람이 머무는 자리우울증에 걸려 자신의 자녀들조차 돌볼 수 없는 카르멘은 남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린다. 아들 다니엘은 현실과 환상을 넘나드는 기이한 존재를 만난다. 장녀 아나는 어른으로서의 삶을 거부한다. 카르멘과 다니엘, 그리고 아나는 자신들이 볼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려고 애쓴다. 아버지가 죽은 것이 아니라는 어머니의 말을 들으며, 일...
아시아 영화의 창
사무이의 노래제목에서 이국적인 모티프가 떠오르는 영화 <사무이의 노래>는 다면적인 어둠의 스릴러이면서 동시에 태국의 상류층과 사이비 종교 집단들의 권력에 대한 날카로운 사회적 발언이기도 하다. (또한, 언급해 둬야 할 것은 영화의 과감한 엔딩 장면. 그 장면을 통해 영화라는 매체 자체를 영화의 주요 소재로 소환한다.) 비야다는 태국 ...
아시아 영화의 창
디자이너<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의 무대가 베트남이라면 어떨까? 사이공의 화려한 패션계와 베트남 전통 의상인 아오자이가 만난다. 영화는 1969년에서 2017년으로, 48년의 시간을 오간다. 9대째 운영되고 있는 아오자이 의상실의 딸인 거만한 누이는 서양 의상에만 관심이 있는 터라 아오자이를 배울 생각이 없다. 그러나 우연한 계...
아시아 영화의 창
이름없는 새탐미적인 문체와 뛰어난 심리 묘사로 호평받은 작가 누마타 마호카루의 소설『그녀가 그 이름을 알지 못하는 새들』(2009)이 원작이다. 파격적인 이야기 흐름과 미스터리한 분위기, 비정상적 캐릭터가 만들어내는 기이한 관계도 등 원작소설이 가진 이점을 극대화하여 완성된 영화다. 백화점에 클레임을 거는 전화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
아시아 영화의 창
와지브이탈리아에 살고 있는 사디는 여동생의 결혼식을 위해 팔레스타인의 고향 마을로 돌아온다. 영화는 사디와 아버지 아부 사디가 나사렛의 전통에 따라 결혼식 청첩장을 집마다 전달하는 하루 동안의 일을 그리며, 서로 대화가 없었던 두 남성을 꼼짝없이 한 공간에 묶어둔다. 좁은 골목길을 굽이굽이 돌며 카메라는 두 사람 사이의 어색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