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틱스 초이스
신선한 공기최근 헝가리 영화의 어떤 경향과 힘을 증거하는, 인상적인 장편 데뷔작이다. 단적으로 2004년 칸영화제 황금카메라상을 받은 이스라엘 영화 <오르 Or>의 ‘헝가리 버전’이라 할 문제작이다. 무엇보다 엄마와 딸이라는 인물 구도에서 두 영화는 빼닮았다. 그 관계 설정에서 그러나 둘은 판이하게 다른 길을 걷는다. 엄마가 창녀...
크리틱스 초이스
방황의 날들환경과 문화가 다른 타국에서의 이민생활은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다. 그것도 가장 예민한 십대 때 편모와 새로운 인생을 개척해야 한다면, 그 어려움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 영화의 주인공인 한국계 소녀 에이미는 이런 난관 속에서 주저하고 좌절하면서도 어떻게든 자신의 자리를 찾아보려 고군분투한다. 하지만 영어는 입에 잘 붙지 ...
크리틱스 초이스
마르타세상과 동떨어진 숲에서 덫을 놓아 동물을 사냥하며 살아가는 청년 마렉. 전쟁 중이지만 불구인 아버지를 홀로 두지 않기 위해 징집을 기피하고 숨어 지낸다. 감시의 눈을 피해 몰래 사냥하던 그는 덫에 걸려 부상당한 여군 마르타를 구해내 집으로 데려와 간호하게 되면서, 운명의 덫에 걸려든다. 마르타는 이기심과 순수함, 선과 악...
크리틱스 초이스
파라과이식 그물침대2006년 칸영화제가 이 영화에 ‘주목할 만한 시선’을 보낸 주된 이유는, 영화산업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는 파라과이에서 1970년대 이래 최초로 만들어진 35mm 장편극영화라는 사실 때문 아니었을까? 어느 인터뷰에선가 감독은 십 수 명의 스태프조차 꾸리기 힘들었다고 말했다. 다분히 감상적 판단일 수도 있겠으나, 이 영화...
크리틱스 초이스
핑퐁16살 소년 파울은 아버지가 자살한 후, 삼촌댁에서 여름을 보내기로 작정한다. 슈테판, 안나, 로베르트 세 명이 모여 사는 이 집은 침묵과 불만과 적대감 속에 싸여있다. 영화 초반 울리는 핑퐁 소리는 이들의 숨겨진 심장 박동 소리 같기도 하고, 로베르트의 피아노 곁에 놓인 메트로놈 소리 같기도 하다. 이 핑퐁같이 오가는 ...
크리틱스 초이스
해로운 우정2006년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대상을 수상한 수작. 프랑스 파리를 무대로, 문학을 전공한 대학 친구들의 관계와 성장을 다룬 휴먼드라마이다. 이 친구들의 `불길한 우정`과 사랑이 때론 경쾌하게 때론 묵직하게, 속도감 넘치는 리듬으로 전개된다. 대개 사변이나 입담 쪽으로 치닫곤 하는 여느 프랑스 영화와는 달리, <해로운 ...
월드 시네마
시간과 바람이것은 시간에 관한 영화이다. 시간의 리듬이 곧 영화의 리듬이다. <시간과 바람>은 땅과 바다, 바위와 하늘 사이에 갇힌 마을에서 시간의 흐름에 포박된 세 아이들에 대한 영화이다. - 레하 에르뎀 오메르와 야쿱, 일디즈는 사춘기의 끝에 있는 소년소녀들이다. 오메르는 마을 이맘(이슬람교의 지도자)의 아들로, 아버지가 ...
특별기획 프로그램
아비다<아비다>의 도입부에는 스페인 투우사가 자살을 시도한다. 이어서 벙어리이자 귀머거리 남자 1명과 마약중독자 2명이 3인조를 이루어 한 여자 백만장자의 개를 납치하려고 하나 실패한다. 마음 좋은 동물애호가, 편집증을 보이는 부자, 갑자기 등장하는 코끼리, 남자 셋이서도 옮기기 힘든 무게의 여인 아비다, 뭔가를 먹고 있는 입...
특별기획 프로그램
언터처블생일날 잔은 아버지에 관한 이야기를 듣는다. 어머니는 여행을 하다가 우연히 인도인 힌두교도 `언터처블`인 아버지를 만났다는 것이다. 배우로 활동하는 잔은 인도로의 여행을 결심하고, 급하게 돈을 마련하기 위해 궁여지책으로 예전에 거절했던 영화의 배역을 맡기로 한다. 그 대신 애인이 연출하는 <도살장의 잔다르크> 리허설은 포...
특별기획 프로그램
A,B,C 맨해튼흔히 `알파벳 시티`라고 불리는 맨해튼의 A, B, C, D 애비뉴는 뉴욕에서 가장 유명한 우범지대 중 한 곳이다. 이곳은 마약중독자들과 분노에 찬 젊은이들이 모여드는 거리다. 이 황량한 거리에서 세 명의 여자들이 서로 만나고 헤어지고 또 스쳐 지나간다. 실직한 미혼모인 콜린(루시 나이트 분)은 딸의 장래를 좌우할 중대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