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 사는 마흔 살의 사미르는 기중기 운전기사다. 어느 날 바에서 우연히 만난 수영강사 아가트에게 한눈에 반한 후 수영을 엄청나게 잘함에도 그녀의 수영강습에 등록한다. 하지만 곧 거짓말을 세상 그 무엇보다도 싫어하는 아가트에게 사실을 들키고, 실망한 아가트는 때마침 열리는 국제수영강사대회 참가를 핑계로 아이슬란드로 훌쩍 떠나버린다. 사미르가 그녀의 뒤를 쫓아 아이슬란드에 도착하면서 이들의 범상치 않은 관계가 시작된다. 프랑스와 아이슬란드를 배경으로 전개되는 이 영화는 평범한 남녀의 러브 스토리를 수영장과 물과 연관시켜 창의적으로 풀어낸 로맨틱 코미디이다. 좋아하는 여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전전긍긍하며 조금씩 접근해가는 남자와, 겉으로는 딱 부러지고 화끈해 보이지만 마음의 문을 열기 힘든 여자가 물을 매개로 가까워지는 과정은, 외로운 싱글들로부터 쉽게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인물들 사이의 교감을 전달하는 감미로운 주제음악과 시원한 북구의 풍경이 눈과 귀를 호강시켜주는 작품으로, 전반부 수영장 장면에 등장하는 조연 캐릭터들의 활약도 영화의 재미에 한몫한다. (이수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