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출신의 유제프는 일자리를 찾아, 또 15년 전에 자신이 버린 아들 로만의 행방을 수소문하기 위해 프랑스에 도착한다. 그는 프랑스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한 폴란드 이민자의 집 바닥공사를 맡는다. 한편 아버지가 고용한 유제프와 친해진 10대 소녀 로즈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로만의 매력에 끌려, 유제프가 아들을 찾는 것을 돕겠다고 자청한다. 로만과의 만남에서 예상외의 충격을 받은 그녀는 그와 필사적인 사랑에 빠진다. 사춘기를 소재로 하는 이 영화를 관통하는 것은 관계의 문제다. 아버지와의 관계와 남녀의 관계라는, 십 대가 마주하게 되는 두 인간관계의 측면이 인물들의 일상을 지배한다. 그것은 정체성의 문제와 성적 욕망으로도 바꿔 말할 수 있다. 폴란드 출신으로 프랑스에 정착한 영화 속 2세들은 자신들의 뿌리와 직면해야 할 상황에 부딪히며, 이는 언어사용의 문제를 통해서도 표현된다. 다른 한 편, 남녀관계를 지배하는 성적 욕망이라는 측면은 주로 주인공 소녀 로즈를 중심으로, 그녀의 시선과 행위로써 전달된다. 그녀의 사랑은 그저 로맨틱하고 순수하기보다, 감독의 말마따나 잔인한 데다 교묘함까지 띠는 어쩌면 불순하다고 볼 수 있는 사랑이다. 경계상에 있는 사춘기의 불안과 욕망을 전혀 미화하지 않고 정면으로 마주한 신인감독의 용기를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수원)